[특별 인터뷰] "이승하의 하루에 시 한 편을" 1년 365회 연재 대장정을 마치며
코리아아트뉴스 창간과 함께 시작된 시해설 코너 ‘이승하의 하루에 시 한 편을’이 어느덧 1년을 맞아 2월 28일 1년간 365회 연재로 대장정을 마친다.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시 한 편을 건네온 이승하 시인의 꾸준한 헌신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문학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2025년 3월 1일 첫 연재를 시작한 이승하 시인은 지난 1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시를 소개하고 해설을 남겼다. 주중에는 현대시를 중심으로 매일 한 편의 시를 해설했고, 토요일에는 시조, 일요일에는 동시를 다루며 장르의 폭을 넓혔다.
그는 저명한 시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도소 수용자의 시, 장애인이 쓴 시, 탈북인이 쓴 시, 아이들이 쓴 동시 등 문단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왔다. 이를 통해 문학이 특정한 독자층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곳곳의 다양한 목소리를 품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코리아아트뉴스는 이번 365일 대장정을 마친 이승하 시인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시문학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이승하의 하루에 시 한 편을’ 코너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시는 특별한 순간에만 읽히는 것이 아니라 호흡처럼 늘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자들이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때 짧은 시 한 편으로 마음을 정돈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봤습니다.
365일 동안 매일 시를 해설하면서 본인에게 가장 큰 변화나 깨달음은 무엇이었나요?
현대시는 교과서에서 배운 시들과 달리 난해하다, 애매하다, 복잡하다란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저는 시가 쉬우면서도 공감과 감동, 깨달음과 충격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시인이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시 쓰기 솜씨가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진심을 담아서 시를 쓰면 그 시가 깊은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 시를 찾아내는 일은 보람이자 고통이었습니다. 매일 시집을 너덧 권은 읽어야 했으니까요.

연재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자정을 넘기고도 언급할 시를 찾아내지 못해 발을 구를 때가 많았습니다. 지방에 있거나 무명의 시인이 고맙다고 전화를 해오거나 문자를 보내오면 간밤의 피로가 풀리는 것을 느끼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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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연재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지방에 가거나 여행을 가거나 하면 며칠 자를 미리 써두어야 하니까 그때는 힘이 더 들었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 꾸준함은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를 고르고 해설을 붙이는 과정에서 저 자신도 매일 새롭게 배우고 깨닫는 것이 있었습니다. 특히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을 때는 문학이 가진 사회적 책임을 다시금 느끼곤 했습니다.

독자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많은 분들이 “짧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시를 읽는 경험이 소중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교도소 수용자나 탈북인, 장애인, 아이들의 시를 다룰 때는 “문학이 이렇게 다양한 삶을 품을 수 있구나”라는 반응을 보여주어 감동하곤 했습니다.
연재를 통해 독자들이 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화했다고 느끼셨나요?
현대시는 무조건 난해하다, 시집은 읽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비문학권 분들이 시를 매일 즐겨 읽게 되었고 쉽게 접근하게 되어 기쁘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시인님의 계획은?
코리아아트뉴스 시 해설 연재가 끝나 아쉽지만 좋은 시를 찾고 해설하는 일은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젊은 시인들의 작품도 적극적으로 다루어 한국 시단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독자들이 시를 통해 삶의 여러 결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I 아트와 같은 새로운 예술 형식이 등장하는 시대에, 시가 지닌 고유한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I가 자료를 찾아내고 그 자료를 분류하고 종합하는 능력은 뛰어납니다. 하지만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시만은 넘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도 AI에게 조건을 주고 시를 써보게 했는데 왠지 엉성하고 모작의 흔적을 곳곳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소설가들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시인의 개성이나 독창성을 AI가 침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생 시와 함께 살아오셨는데, 시가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어떤 삶의 의미를 주었나요?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42년째 시를 쓰고 있습니다. 좋은 시를 쓰려면 남이 쓴 시도 열심히 읽어 언어 구사의 순발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젊은 시인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중학교 때 문예반 담당 국어 선생님께서 칠판에 이런 한자를 쓰시곤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多讀, 多商量, 多作. “옛날 사람들이 한 말이다. 상량(商量)은 골똘히 생각하는 것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야지 글을 잘 쓸 수 있다. 너희들은 천재가 아니니까 글을 잘 쓰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 저는 그 말씀을 그날 이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단순한 연재가 아닌 매일 만나는 시의 축제 !!
코리아아트뉴스 편집국은 이승하 시인과 긴 여정을 함께하며 깊은 성찰, 즉 다상량을 경험했다. 시인의 글에 맞춰 삽화를 그리고, 오자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교정에 임했던 지난 시간은 편집국에게도 문학적 성장의 기회였다. 시인님의 진심이 우리를 움직였고, 덕분에 편집국 역시 시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365일에 이른 이승하 시인의 기록은 단순한 연재물이 아니라 시와 독자가 매일 만나는 축제였다. 그의 꾸준한 헌신은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독자의 마음에 닿을 것이다. 코리아아트뉴스는 시인의 진심과 열정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이 아름다운 기록이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이승하 시인,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시집 『우리들의 유토피아』『욥의 슬픔을 아시나요』『생명에서 물건으로』『나무 앞에서의 기도』『생애를 낭송하다』『예수ㆍ폭력』『사람 사막』 등
평전 『윤동주-청춘의 별을 헤다』『최초의 신부 김대건』『마지막 선비 최익현』『진정한 자유인 공초 오상순』
지훈상, 시와시학상, 편운상, 가톨릭문학상, 유심작품상, 서울시문화상 등 수상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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