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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규 칼럼] 불안한 청년 투자자들이 왜 무속에 의존하게 되었는가

조선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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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언어가 답을 주지 못할 때, 사람들은 확언의 언어로 옮겨갑니다. 숫자의 과학과 무속의 언어 청년 개미들이 주술을 찾는 이유, 오늘날 주식 시장은 기업의 재무제표와 거시경제 지표, 그리고 정량적 데이터를 근간으로 움직이는 이성의 영역이라 불려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 합리성의 공간 한복판에서 매우 이질적인 현상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산업 사이클을 공부해야 할 청년 투자자들이, 화면 너머 무속인의 입을 주목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식 시장에서 무속 의존 심리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이성적 각성과 사회 구조적 대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투자자 개인은 금융 시장이 본질적으로 위험을 내포한 확률의 영역임을 인정하고, 달콤한 확언을 던지는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는 금융 리터러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 어떤 무속인도 자본의 거대한 흐름을 앞서 나갈 수는 없다. 

실제로 최근 보도에 따르면,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플랫폼에서 무당과 주식 이라는 이질적인 두 단어의 동시 검색 빈도가 급증하여 올해 3월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나아가 회원 등급에 따라 은밀하게 매수·매도 시점을 제공하겠다며 고액의 복채와 가입비를 요구하는 이른바 주술적 리딩방 까지 성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자본시장의 예측 도구로 무속 신앙이 부활한 이 현실은, 일부 개인의 일탈이나 기행으로 가볍게 치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불안이 낳은 왜곡, 왜 하필 주술인가, 가장 정보에 민감하고 합리적이어야 할 세대가, 어째서 비과학적 영역에 의존하게 되었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그 근저에는 통제 불가능한 시장 환경이 안겨 주는 극심한 불안과 소외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은 개인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글로벌 금리 변동, 지정학적 충돌, 공급망 재편과 같은 거대한 대외 변수를 통제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자산 형성의 정상적 경로가 차단된 청년 세대에게 주식은 계층 이동의 마지막 사다리로 여겨지지만, 그 사다리마저 끊임없이 흔들릴 때 인간의 심리는 급격히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적 확률과 복잡한 금융공학이 던지는 불확실성 앞에서, 청년들은 차라리 오른다 혹은 내린다를 단정적으로 규정해 주는 무속의 확증적 언어에서 일시적인 심리적 안정을 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과학적 분석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절망감이, 역설적으로 초자연적 존재에게 답을 구하는 퇴행적 현상을 낳고 있는 셈입니다.
 

이 현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이는 결코 청년 세대의 지적 수준 저하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믿을 것은 주식과 주술뿐 이라는 자조 섞인 유행어가 보여 주듯, 정상적인 근로 소득만으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된 왜곡된 사회 구조가 만들어 낸 자화상에 가깝습니다. 자산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일자리의 질은 양극화되는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주식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도박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심리적 절박함을 악용하는 조직화된 상술과 사기 행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떠는 개인의 불안을 상품화하여 유료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재산상 손실을 입히는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 자본까지 갉아먹는 병폐입니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청년들의 절망을 자양분 삼아 성장하는 이 거대한 불안 비즈니스입니다.
 

결국 주식 시장에서 무속 의존 심리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이성적 각성과 사회 구조적 대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투자자 개인은 금융 시장이 본질적으로 위험을 내포한 확률의 영역임을 인정하고, 달콤한 확언을 던지는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는 금융 리터러시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그 어떤 무속인도 자본의 거대한 흐름을 앞서 나갈 수는 없습니다.
 

이와 더불어 사회는 청년들이 가상의 도피처를 찾지 않도록, 근로의 가치가 존중받고 자산 형성의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는 안전망을 복원해 나가야 합니다. 투자가 투기를 넘어 주술의 영역으로 타락하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청년들의 서글픈 현실에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조선규 | 칼럼니스트  

조선규 칼럼니스트

 

35여 년간 교육과 기업 경영, 그리고 지역 사회 발전의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성장해왔다. “삶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교육을 통해 변화를 만들고, 기업을 통해 길을 열었으며, 현재는 사회 곳곳의 다양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며 더 따뜻하고 공정한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조선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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