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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의 세상보기 : 시 ] 두 번째 나의 봄 / 홍순임

시인 홍영수 전문위원
입력
시인 홍순임

두 번째 나의 봄

 

홍순임

 

찬물에 밥 말아 달리던 들길

대장촌 너머 검은 연기 피우며 울리던 소리

교복 입은 친구들 기차로 통학할 때

스무 살, 내 손엔 쥐어진 건 흙뿐이었다.

 

사십 분의 모심기, 고된 노동으로 힘들 때

아버지가 건넨 양재학원 수강증 하나로

꿈을 싣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갔지만

돌보지 못해 가슴 아픈 아우의 그늘과

세월 속에 깊이 묻어둔 배움의 한()은 깊어만 갔다.

 

배움의 끈을 놓칠 수 없어

예순다섯, 배움의 책가방을 멨고

일흔에 대학 교정을 거닐었다.

순간, 설움의 그 시절이 말끔히 씻겨졌다.

 

여든 넘어 머리 하얀 오늘

실타래처럼 풀어내는 아련한 기억들

나는 오늘도 나를 완성하는 중이다.

두 번째 나의 봄을,

 

홍순임 시인
 

-부천대학교 부동산 금융정보학과 졸

-시낭송가

-부천시소사구청노인복지관 문예창작반동인.

 
 

시평(詩評):


홍순임 시인의 <두 번째 나의 봄>은 한 여인이 고난과 희생의 길을 걸으면서도 배움이라는 끈을 놓치지 않고 자아를 실현하는 과정을 솔직, 담백한 자전적 서사시로 읊조리고 있다. 화려한 기교가 아닌, 체험적 요소에서 퍼 올린 진솔한 시어들이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전해진다.

 

특히, 1연의 교복 입은 친구들 기차로 통학할 때/ 스무 살, 내 손엔 쥐어진 건 흙뿐이었다.”에서 배움의 상징인 교복과 화자의 손에 쥐어진 의 대비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배움 대신 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아픔이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다 어느 날 문득 어둠 속에서 간절히 빛을 보고 싶었던 지난날이 비눗방울처럼 살포시 떠오를 때가 있다. 시적 화자는 만학의 길을 걷고 난 지금 나는 오늘도 나를 완성하는 중이다./두 번째 나의 봄을,”에서 알 수 있듯이 비록 팔순이지만 아직도 자신의 완성을 위한 진행형이다. 화자는 두 번째 봄날을 위한 지금, 어두웠던 그 시절을 떠올렸을 것이다.

 

<두 번째 나의 봄>은 굴곡진 현대사를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온 이 시대의 어머니와 만학도들에게 바치는 뜨거운 헌시이다. 시인의 만개한 봄을 기대해 본다.

시인 홍영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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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수시인#시해설#홍순임시인#두번째나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