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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 Funny Cut]  박쓰 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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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 Funny Cut]  박쓰 논는 곳

세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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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홍이 만난 재밌는 세상] 
“적당히 해요, 여기 할머니의 작은 세상입니다” [ 사진 : 세라홍 기자]

[수원=코리아아트뉴스 세라홍 기자] 수원 화성의 조용한 주택가, 이곳에서 폐지를 주워 생활하시는 할머니가 벽에 붙인 독특한 메시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박쓰 논는 곳 아무대나 노치 마세요.” 할머니의 소박한 경고는 빈 박스를 마구 버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간단하지만 강렬한 부탁의 글이다.  할머니가 애써 모은 골판지 가격은 Kg당 88.2원 ( 환경통계정보, 수도권 평균 골판지가격 )에 지나지 않지만, 할머니에게 매우 소중한 소득원이다.    
 

문장만큼이나 재미있는 것은 이 메시지에 담긴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함이다.  한글 표기의 매력적인 어긋남은 독자를 미소 짓게 하는 동시에, 할머니의 절실한 마음을 그대로 전달한다.  마치 “적당히 해요, 여기 할머니의 작은 세상입니다.”라는 이야기 같지 않나?  

이 글귀는 단순한 요청을 넘어, 사람들의 일상 속 작은 배려와 책임감을 일깨우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처럼 다가온다.  빈 박스 하나가 당신에게는 쓰레기일지 몰라도, 이분께는 하루를 살아가는 보물 같은 소중한 자원이다.  다음 번 담벼락을 지나며 이 선명한 글씨를 본다면, 조금 더 신중하게 행동해 보시는 건 어떨까?    

[편집자주: 코리아아트뉴스는 4월 27일부터 '세라홍이 만난 재밌는 세상' 기획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이 시리즈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장면을 사진과 글로 담아내며, 따뜻함과 유머를 더해 특별한 시각으로 조명합니다.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흥미로운 기획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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