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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초원 위에 누운 소년…자연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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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스위스 작가, 그랑샤모세르 산 능선에 생분해성 랜드아트 전시

스위스 알프스의 한 휴양지 초원에 거대한 소년이 누워 있다. 마치 연필로 그린 듯한 이 대형 인물은 초원을 배경으로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며,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감각적인 설치미술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작품은 프랑스와 스위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사이프(Saype)’가 지난 7월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빌라르 쉬르 올롱 지역의 그랑샤모세르 산 능선에 선보인 대지 미술(랜드아트)이다. ‘지평선을 향해(Looking Horizon)’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작품은 약 수천 평 규모의 초원 위에 친환경 소재만을 이용해 완성됐다.
사이프 작가는 숯, 석회, 카세인 등을 혼합한 수성 생분해성 페인트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며, 이를 통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대형 예술 작품을 구현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은 비와 햇빛에 의해 점차 사라지고, 결국 자연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예술의 완성은 소멸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이 점차 흐려질수록 관람객은 자연의 시간성과 인간의 흔적 사이의 관계를 다시금 자각하게 된다.
이 작품은 완성된 형태보다는 변화하는 과정 자체를 중요한 가치로 삼으며, 자연과 인간, 예술 사이의 순환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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