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의 그림이야기 33] 휘슬 재킷 _조지 스터브스

이제 2025년, 을사년(乙巳年)도 한 달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금년 을사년은 60간지 중 42번째에 해당하며, '을(乙)'은 청색(푸른색)을, '사(巳)'는 뱀을 의미하여 합쳐서 '푸른 뱀띠의 해, 청사(푸른 뱀)'의 해이다. 을사는 뱀이 허물을 벗는 것처럼 새로운 시작, 지혜로운 변혁, 성장과 발전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 우리는 혼란한 시기를 보냈다. 아직 모든 것이 정리되진 않았지만 을사의 의미처럼 어쩌면 더 나은 날을 위한 '새로운 시작'의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혼란이 정리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뱀이 허물을 벗는 것처럼 새로운 시작, 지혜로운 변혁, 성장과 발전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을사년의 의미가 그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2026년은 말띠 해이다. 육십간지(六十甲子)로 병오년(丙午年)이며, '병(丙)'이 불(火)의 기운인 붉은색을 의미하기에 2026년 병오년은 '붉은 말띠의 해''가 된다. 말은 예로부터 속도, 힘, 자율성, 성장을 상징하며, 붉은 말띠 해는 활력과 추진력이 넘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을사년의 무모함과 혼란함이 잘 정리된다면 병오년, 붉은 말의 해는 불의 기운이 강한 해인만큼, 태양처럼 강력한 에너지, 빠른 속도, 추진력, 외향성 등이 강조되어 활력과 진취적인 마음이 넘치는 역동적인 시기가 되리라 믿어 본다.
붉은 말이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영국 화가 조지 스터브스가 그린 휘슬 재킷(Whistlejacket)이란 제목의 그림이다. 실물 크기로 그린 이 말 그림은 일반적인 동물 초상화와 달리 배경에 풍경이나 기수가 전혀 없이 옅은 황금빛 단색 배경으로 처리되어 있어, 말 자체에 시선이 집중된다.
휘슬 재킷은 실존했던 18세기 영국 경마계의 유명한 서러브레드(Thoroughbred) 종마이자, 경주마로 불멸의 명성을 얻은 말이다. 서러브레드 종의 밤색(chestnut) 수말로, 갈기와 꼬리는 크림색을 띠고 있었고, 세계 3대 서러브레드 시조 중 하나인 '고돌핀 아라비안(Godolphin Arabian)'의 손자이기도 하다.
당시 소유주였던 영국의 로킹엄 후작은 휘슬 재킷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당대 최고의 동물 화가였던 조지 스터브스에게 실물 크기의 초상화를 의뢰했다. 그림 속에서 휘슬 재킷이 뒷발로 일어서는 역동적인 자세는 이 말의 길들이기 어려운 야성적인 에너지를 잘 보여준다.
2026년, 병오년 '붉은 말띠의 해'는 불의 기운과 태양처럼 강력한 에너지 그리고 휘슬 재킷의 야생의 에너지, 빠른 속도, 추진력, 외향성 등이 우리에게 전달되어 활력과 진취적인 마음이 넘치는 역동적인 시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