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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만화로 읽는 시조 1 ] 사는 게 시다

류우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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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와 만화의 만남 ] 만화로 소개할 만한 시조를 추천받습니다
사는 게 시다 [ 시조 : 신익수 ㅣ  만화 : 류우강] 

사는 게 시다 

신익수 


시 깨나 쓴다는  친구놈이 찾아와서 

시 쓰는 사장이 멋있다고 꼬셔댄다 

미친 놈 

내가 사는 게 시인데 

詩처럼 살라한다 

 『친구에게 들려주는 시조』(2017년 창간호)

사진 설명이 없습니다.

시보다 더 시적인 삶의 아이러니

 - 류안 시인 

 시조 「사는 게 시다」는 시를 쓰는 행위와 시처럼 살아가는 삶 사이의 간극을 풍자적으로 드러내며, 시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시를 쓰는 친구가 찾아와 "시 쓰는 사장이 멋있다"고 말하며 시를 권유하지만, 화자는 이를 단호히 거절한다. 그는 이미 자신의 삶이 시라고 말하며, 시를 쓰는 행위가 오히려 삶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감을 드러낸다. 이때 "미친 놈"이라는 직설적인 표현은 단순한 거절을 넘어, 현실을 모르는 낭만적 제안에 대한 분노와 조롱을 담고 있다.
 

이 시조는 사장이라는 존재가 겪는 현실의 무게와 철학을 중심에 둔다. 기업을 운영하며 온몸으로 부딪쳐온 삶은 단순한 문학적 표현을 넘어선다. 그런 삶을 살아낸 사람에게 시를 쓰라는 말은 마치 고통을 예술로 포장하라는 요구처럼 들리며, 화자는 이를 통해 시의 형식보다 삶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를 쓰는 사람보다 시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더 깊은 철학과 진실을 지닌다는 역설은, 시를 삶의 장식으로 여기는 태도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작품은 시를 쓰는 행위가 삶을 대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삶 자체가 더 시적일 수 있다는 반어적 표현을 통해 시의 본질을 되묻는다. 시는 삶을 반영해야 하며, 삶을 외면한 시는 공허하다는 철학적 태도가 이 시조의 밑바탕을 이룬다. 이 작품은 시와 삶의 경계를 허물며, 시보다 더 시적인 삶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풍자시로 읽힌다. 결국 이 시조는 시를 쓰는 것보다 시처럼 살아가는 것이 더 어렵고 더 진실하다는 사실을, 짧지만 강렬한 언어로 드러내고 있다.

[편집자 주]  새로운 코너 ‘시조와 만화’를 소개합니다


코리아아트뉴스는 전통과 현대의 감성을 잇는 새로운 기획 코너 ‘시조와 만화’를 신설합니다. 이 코너는 한국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時調)를 현대적인 감각의 만화로 재해석하여, 독자 여러분께 보다 친근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시조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매회 한 편의 시조를 선정하여, 그 속에 담긴 정서와 메시지를 만화로 풀어냅니다. 시조의 운율과 상징, 그리고 시대적 배경이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새롭게 살아나는 과정을 기대해 주세요.


시조 추천 및 만화가 모집 안내


  • 만화로 소개할 만한 시조를 추천받습니다. 전통 시조는 물론, 현대 시조 중에서도 이야기성이 뛰어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좋은 작품을 기다립니다.

  • 시조를 만화로 그려줄 작가님을 찾습니다. 시조의 정서를 이해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만화가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시조와 만화의 만남이 만들어낼 새로운 예술적 시도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추천 및 지원은 코리아아트뉴스 공식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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