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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사진공작소, 수몰 위기 마을의 기억을 기록하다

시인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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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충북갤러리 마지막 작가 후원전 《2025 대청호 수변마을 아카이빙 프로젝트》
전시포스터
전시포스터

충청북도(도지사 김영환)와 충북문화재단(대표이사 김경식)2025년 하반기 작가 지원 전시로동그라미사진공작소단체전《2025 대청호 수변마을 아카이빙 프로젝트-물 아래의 마을, 물가의 마을》을 1217()부터 1222()까지 충북갤러리(인사아트센터 2)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청댐 건설 이후 물 아래로 가라앉은 수몰 마을의 기억을 잇고, 물 밖에 남았으나 인구 소멸과 공동체 해체로 인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수변 마을(보오리·이평리·지오리·석호리)의 현재를 기록한 결과물이다. 이는 곧두 번 사라지는 마을의 모습과 그 의미를 되새기는 프로젝트로 수변 마을 지역 사진가 7인이 지속해서 관찰했다.

 

이다경_집의 연대기
이다경_집의 연대기

이 기록을 서울에서 선보이는 것은 충북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소멸이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직면해야 할 구조적 변화임을 환기하고, 지역 내부의 아카이브를 한국 사회 공동의 서사로 확장하면서 우리가 놓쳐온 공동체의 흔적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옥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진가 7(박난희, 이다경, 이종은, 이진영, 정성욱, 정이품, 진주희)이 참여하여 수변 마을의 현재를 지속해서 관찰하고 기록했다. 이들의 작업은 외부 시선 아닌, 지역의 사라짐을 가장 먼저 감각하고 기록한지역 내부의 아카이브로서 스스로의 증언이자 공동체의 자필 서명 같은 기록이다.

 

박난희_물의 기억
박난희_물의 기억

박난희는 대청호 수면 위로 반사된 풍경과 고요한 물결을 통해 수몰의 기억을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이진영은 사람이 떠난 뒤에도 남아있는 집들의 벽, 지붕, 석축을 세밀하게 기록하며 마을의 물리적 해체를 보여준다. 정성욱은 강한 녹조와 초록빛 수면을 통해 소멸 현상이 환경 및 생태 변화와도 맞물려 있음을 포착한다. 정이품은 평생을 수변 마을에서 살아온 노부부를 따뜻하게 담아내며, 마을의 본질이 결국사람에게 있음을 강조한다. 진주희는 집과 길, 호수와 산이 교차하는 마을의 공간적 리듬을 포착해 사라져가는 생활의 구조를 드러낸다. 이다경은 벽에 걸린 가족사진과 액자의 흔적을 통해 마을을 구성하는 세대의 삶과 연대기를 기록하고, 이종은은 빨래, 생활도구 등 가장 사소한 일상의 장면을 통해 소멸 속에서 가장 오래 남는 생활의 디테일을 복원한다.

 

전시 기간 중 오후 2시에는 열음식 및 토론이 진행된다. 옥천 지역 사진 문화와 예술 활동에 오랫동안 힘써 온 유정현 연구자가 공개 토론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지역이 기록한 역사를 함께 바라보고 보이지 않는 상실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모색하는 중요한 시간을 가질 예정으로, 전시와 토론회에 많은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충북갤러리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사항은 충북문화재단 누리집(www.cbartgallery.com) 및 전시운영TF(070-422-6240)으로 문의하면 된다.

 
시인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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