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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천사의 목소리, 세상을 노래하다― 나나 무스쿠리, 사랑과 희망을 부른 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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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천사의 목소리, 세상을 노래하다― 나나 무스쿠리, 사랑과 희망을 부른 디바

소프라노 지영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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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⑧]
검정 뿔테와 긴 생머리, 흰옷이 트레이드 마크인 세게적 가수 나나무스쿠리
검정 뿔테와 긴 생머리, 흰 옷이 트레이드 마크인 세계적 가수 나나 무스쿠리

 

나나 무스쿠리(그리스어 : Nανά Μούσκουρη,)는 그리스의 가수이다. 약 3억장의 음반판매기록을 갖고 있다. 그리스의 가수이나, 그리스어 뿐만 아니라,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라틴어, 포르투갈어로도 음반을 취입하기도 했고, 프랑스에서는 역대 최대 앨범 판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태어나 세계 무대를 사로잡은 여인이 있다.
 

검정 뿔테 안경과 긴 생머리,  흰 옷이  트레이드마크인 세계적인 가수, 지적이고 맑고 깊은 음색, 언어를 초월하는 감성으로 삶의 전체를 노래한  그녀는 바로 나나 무스쿠리이다.

이번 편에서는 그녀의 음악과 인생, 사회적 사명까지 모두 껴안은 이 위대한 예술가의 삶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크레타의 소녀, 음악과 마주하다


1934년 10월 13일, 그리스 크레타 섬의 작은 마을에서 나나 무스쿠리는 태어났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유난히 민감한 감수성을 지녔으며,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와 노래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던 가정이었지만, 부모는 음악을 향한 딸의 열정을 지지하며 아낌없는 뒷바라지를 하였다.

 

첫 무대의 떨림, 그리고 유럽의 중심으로
 

1950년대 초반, 무스쿠리는 아테네 음악원에 입학해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관심은 오직 한 장르에 머물지 않았다.  재즈와 포크, 팝까지 다양한 음악 세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만들어갔다.
 

그녀가 본격적인 대중적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은 1959년 ‘The White Rose of Athens’라는 곡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이 노래는 독일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며, 그녀를 유럽 전역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The White Rose of Athens’ 음반 커버 이미지
'The White Rose of Athens’ 음반 커버 이미지

언어를 넘은 디바, 세계의 무대를 장악하다
 

무스쿠리는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 8개 언어로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이 언어적 재능은 그녀가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며,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거치며 세계적인 여성 보컬리스트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그녀의 음악은 단지 ‘외국어로 노래한 곡’이 아니었다. 각국의 감성에 맞춘 섬세한 해석과 정서적 깊이로, 전 세계인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시대를 대표하는 명곡들
 

무스쿠리의 대표곡 중 하나인 [Plaisir d’amour](사랑의 기쁨)는 그녀의 맑고 부드러운 음색을 대표하는 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대표작 [Only Love]는 1980년대에 발표되어 큰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까지도 다양한 매체에서 사용되고 있다.

 

무대 밖의 나나, 정치와 인권의 길을 걷다


무스쿠리는 예술인으로서의 삶을 넘어 정치인의 길을 선택하기도 하였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유럽 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며, 문화와 교육 분야의 정책 입안에 참여하였다.

그녀는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권익 보호, 인권 신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활동하였다.

의원 활동을 하며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전쟁 고아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 사진

병마와 싸운 디바, 다시 노래를 부르다
 

1960년대 중반, 그녀는 성대에 문제가 생겨 큰 수술을 받게 된다.  목소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도 무스쿠리는 발성 연습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이전보다 더욱 깊고 성숙한 울림을 지닌 목소리로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다.  이 경험은 그녀의 인생과 음악에 강인한 내면의 힘을 더해주는 전환점이 되었다.

 

오늘도 진행 중인 음악 여정 

 

90세를 앞두고 있는 지금도 무스쿠리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콘서트를 열며 관객과 호흡하고 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맑고 깊으며, 어떤 화려한 기술보다 진심 어린 전달력으로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

 

“나의 노래는 멈추지 않았다.
세상은 아직도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 말처럼, 음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

나나 무스쿠리(그리스어 : Nανά Μούσκουρη,)는 그리스의 가수이다. 약 3억장의 음반판매기록을 갖고 있다. 그리스의 가수이나, 그리스어 뿐만 아니라,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라틴어, 포르투갈어로도 음반을 취입하기도 했고, 프랑스에서는 역대 최대 앨범 판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나나 무스쿠리의 삶은 음악을 매개로 한 치열한 자기 완성과 공공적 실천의 연속이었다.  그녀는 무대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고,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며 시대의 양심으로도 기능하였다.

그녀의 노래는 단순한 멜로디가 아니라, 사랑과 평화,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믿음이 담긴 하나의 선언문이었다. 그 어떤 수식 없이도, 그녀의 이름 앞에는 ‘진심’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Soprano  디바돌체  지영순 교수 
지영순 교수

이화여대 성악과 졸 
이탈리아 빠르나조아카데미아 졸 
이탈리아 오페라하우제아카데미 아디플로마 
러시아 쌍페떼르부르그음악원 디플로마 
오페라 라보엠,카르멘,휘가로의 결혼 등 주역 출연 
주성대,청주대,서원대,경기대대학원 강사 역임

현, 뮤직라이프 대표,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

소프라노 지영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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