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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 : Funny Cut]  단골의 맞춤양복점, 그리고 ‘라사’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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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 : Funny Cut]  단골의 맞춤양복점, 그리고 ‘라사’의 흔적

세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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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홍이 만난 재밌는 세상 2] 단골양복점
단골양복점 [ 사진 : 세라홍 기자]

Funny Cut – 단골양복점, 그리고 ‘라사’의 흔적

 

[수원=코리아아트뉴스 세라홍 기자]  수원시 변두리의 작은 거리 한쪽, 푸근한 인심이 스며든 맞춤양복점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손님은 이미 단골이 된다. 가게 안에는 맞춤옷을 기다리는 단골들의 이야기가 흐르고, 한 벌 한 벌 정성스레 지어진 양복 속에는 시간이 쌓여간다.

 

이곳의 주인장은 말한다. "손님이요? 아닙니다. 문을 넘는 순간, 당신은 단골입니다!"

단골이라는 신분이 자연스럽게 부여되는 이곳에서, 맞춤옷은 단순한 옷이 아니다. 인연을 잇고, 추억을 새기는 마법의 옷이다.

 

이 맞춤양복점 이름에는 특이한 단어가 담겨 있다.  단골라사!   바로 ‘라사(羅紗)’. ‘라사’는 원래 포르투갈어 ‘Raxa’에서 유래된 단어로, 서양 모직물을 뜻했다. 일본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면서 고급 모직 원단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20세기 초, 한국에서는 ‘○○라사’라는 이름이 맞춤양복점의 상호로 널리 사용되었다.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며 유행한 단어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점차 사라졌다. 하지만 이곳 맞춤양복점에서는 여전히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단골들은 이곳에서 자신만의 맞춤양복을 찾는다. "이 양복을 입으면 다시 올 수밖에 없어." "여기서 맞춘 옷 덕분에 중요한 일을 성공했지!"


주인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옷은 몸에 맞아야 하지만, 마음에도 꼭 맞아야 합니다."


단골이 되어야만 알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단골라사다. 그리고 당신이 한번 발을 디디는 순간, 이미 그 특별한 이야기의 일부가 된다.

세라홍 기자
#단골#라사#퍼니컷#funnyc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