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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표정을 담은 푸른색의 변주, 김남주 개인전 ‘BLUE affair’ 개최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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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풍경과 내면의 감정을 ‘블루’라는 감각으로 풀어낸 회화 세계

예술은 때로 한 시대의 공기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감각의 언어가 된다. 김남주 작가의 개인전 「BLUE affair : Social affair, Love affair」는 바로 그 감각의 통로로 ‘블루’를 선택한 전시다. 이번 전시는 2026년 4월 11일부터 20일까지 부산 금정구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에서 열리며, 사회적 풍경과 인간 내면의 감정을 푸른 색채의 결로 풀어낸다.

 

꽃잎  116.8x80.3cm Oil on canvas. 2026

김남주의 화면에서 블루는 단순한 색이 아니다. 그것은 노동의 현장을 지탱하는 생의 에너지이자,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고독과 상실의 정서이며, 동시에 사랑과 관계의 파동을 머금은 감정의 층위다. 이번 전시 제목에 담긴 ‘Social affair, Love affair’라는 부제처럼, 작가는 블루를 통해 사회와 개인, 관계와 내면을 함께 응시한다.

김남주 개인전 포스터

전시 포스터 전면을 채우는 거대한 푸른 추상은 이번 전시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휘몰아치는 붓질과 겹겹이 쌓인 안료,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흰색과 붉은 기운은 단색의 평면이라기보다 감정이 지나간 흔적에 가깝다. 깊고 차가운 블루의 층위 안에는 격정과 침잠, 충돌과 침묵이 동시에 살아 있다. 보는 이는 이 푸른 화면 앞에서 단순히 색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과 감정이 스며들 틈을 발견하게 된다. 포스터와 보도자료는 이러한 전시가 ‘시대의 표정’과 ‘개인의 심연’을 함께 길어 올리는 자리라고 설명한다.

콜라주  90.9x72.7cm Acrylic. 2026

출품작들 역시 이러한 흐름을 확장한다. 2024년작 「정물화」는 꽃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통해 블루가 지닌 생명력과 정서적 밀도를 한 화면 안에 응축한다. 화면 가득 펼쳐진 강렬한 꽃의 형상은 정물의 고요함보다는 내면의 격정에 가깝고, 선명한 색채의 충돌 속에서도 결국 모든 감각은 푸른 바탕 위에서 살아난다. 정물은 더 이상 사물을 재현하는 장르가 아니라 감정의 밀도를 담는 그릇으로 변한다. 보도자료 3페이지에 작품 이미지와 제목이 함께 제시돼 있다.

김남주_선입견_116.8x80.3cm_오일온캔버스_2024

또 다른 작품 「선입견」은 보다 응축된 방식으로 이번 전시의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두텁고 무거운 블루의 축적은 쉽게 읽히지 않는 표면을 만들고, 그 아래 미세하게 드러나는 붉은 기운과 어둠의 결은 우리가 사물과 타인을 바라볼 때 개입하는 감정과 판단의 층을 떠올리게 한다. 제목처럼 이 작품은 눈에 보이는 것 이전에 이미 작동하고 있는 내면의 프레임을 환기하며, 블루를 통해 편견과 감정의 심층을 동시에 드러낸다.

콜라주  90.9x72.7cm Acrylic. 2026

함께 제시된 콜라주 작업은 김남주의 조형 감각이 회화적 추상에만 머무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미지 파편, 선의 흔적, 낙서 같은 제스처, 강렬한 색면의 중첩은 도시적 감각과 동시대 시각문화의 혼성을 암시한다. 이는 사회적 표면과 개인적 욕망, 미디어 이미지와 감정의 잔해가 뒤섞인 오늘의 현실을 연상시키며, 전시의 ‘Social affair’라는 키워드와도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김남주_여인_116.8x80.3cm_오일온캔버스_2024

인물 작업 또한 주목된다. 화면 속 인물은 구체적인 초상이라기보다 감정의 압력에 의해 형상이 흔들리는 존재처럼 다가온다. 푸른 배경 위에 분홍, 주황, 보라가 뒤엉키며 형성한 얼굴과 몸은 한 개인의 외형을 그린다기보다, 감정에 잠식되고 다시 버티는 존재의 상태를 드러낸다. 이처럼 김남주의 회화는 재현보다 상태에 가깝고, 설명보다 체험에 가깝다.

 

작가는 “내 주변을 부유하는 모든 푸른 기운을 캔버스라는 대지 위에 투영했다”고 밝혔다. 이 말처럼 김남주의 블루는 단색의 취향이 아니라 삶의 주변을 감싸고 있던 기운의 채집이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감정의 번역이다. 모든 빛을 흡수해 깊이를 만드는 블루의 속성은, 이번 전시에서 사회적 현실과 개인적 감각을 함께 끌어안는 색채 언어로 작동한다.

 

김남주는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대한민국회화대전 입상, 대한민국남부국제현대미술제 단체전, 각종 아트페어와 단체전에 참여해왔다. 현재는 미술동인 혁, 군록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성인 미술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색채 탐구와 회화적 실험을 집약적으로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가 열리는 MERGE?는 예술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공간성과도 잘 맞물린다. 장르와 감정, 사회와 개인, 재현과 추상이 한 화면 안에서 뒤섞이고 충돌하며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봄 한가운데 열리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단순한 관람을 넘어, 각자 안에 남아 있는 푸른 감정과 조용히 마주하는 시간을 건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남주 개인전 「BLUE affair : Social affair, Love affair」는 2026년 4월 11일부터 20일까지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산대학로 50번길 49,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에서 열린다. 초대 행사는 4월 11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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