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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작가, 공립인제내설악미술관 기획전 《UTOPIA: 실재와 가상》 참여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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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와 영상 넘나들며 감각과 인식의 경계 탐구 대형 회화 ‘p의 동생’과 싱글채널 비디오 등 선보여

이은지 작가가 오는 7월 17일부터 9월 13일까지 강원도 공립인제내설악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UTOPIA: 실재와 가상》에 참여한다.

 

인제군이 주최·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이 끊임없이 꿈꾸어 온 이상향 ‘유토피아’를 동시대 미술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전시는 실재와 가상, 감각과 인식,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적 세계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질문한다.

 

이은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형 회화 작품 ‘p의 동생’과 싱글채널 비디오 작품 ‘AIPOTU’, ‘부드럽게 흐르던 게 자꾸 꺾여 모르게’를 선보인다. 평면 회화와 영상 매체를 함께 구성해 하나의 세계가 생성되고 변형되며 다시 감각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p의 동생 160×300cmAcrylic, Oil Pastel and Oil Stick on Canvas 2026

‘p의 동생’은 가로 160cm, 세로 300cm에 이르는 대형 캔버스 작품으로, 아크릴 물감과 오일파스텔, 오일스틱을 사용해 제작됐다. 화면 중앙에는 거대한 원통형 구조물이 수직으로 솟아 있고, 그 위로 여러 갈래의 나무와 구름이 펼쳐진다. 화면 하단에는 행성과 돌, 씨앗 또는 세포처럼 보이는 둥근 형상들이 물결을 따라 부유한다.

 

강렬한 주황색과 분홍색, 짙은 청색이 교차하는 중심 구조물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이자 현실과 미지의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처럼 다가온다. 자연의 풍경과 우주적 형상, 구체적인 대상과 추상적 흔적이 한 화면 안에 공존하면서 현실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낯설고도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형성한다.

 

작품 제목에 등장하는 알파벳 ‘p’와 ‘동생’이라는 관계적 표현 역시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는 대상의 정체를 명확하게 규정하기보다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생명과 사물, 풍경과 존재 사이의 모호한 상태를 제시한다. 관람객은 화면 속 형상들을 따라가며 자신만의 기억과 경험을 투영하고, 작품 속 세계를 새롭게 구성하게 된다.

AIPOTU싱글 비디오, 컬러, 사운드5분 19초20263관 끝쪽 32인치 모니터 

영상 작품 ‘AIPOTU’는 컬러와 사운드로 구성된 5분 19초 분량의 싱글 비디오로, 전시 공간 3관 끝쪽 32인치 모니터에서 상영된다. 작품명은 ‘UTOPIA’의 철자를 뒤집어 배열한 단어로 읽힌다. 이상향을 의미하는 단어의 순서를 전복함으로써 유토피아를 향한 기존의 시선과 사고방식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영상에서는 시각적 이미지와 소리, 인물의 몸짓과 언어가 교차하며 우리가 대상을 인지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 보이는 것이 먼저인지, 들리는 것이 먼저인지, 혹은 인간이 경험한다고 믿는 현실이 감각기관을 통해 재구성된 결과인지를 탐색한다.

부드럽게 흐르던 게 자꾸 꺾여 모르게싱글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2분 54초20263관 입구 쪽 32인치 모니터

또 다른 영상 작품 ‘부드럽게 흐르던 게 자꾸 꺾여 모르게’는 2분 54초 분량의 컬러 싱글채널 비디오로, 3관 입구 쪽 32인치 모니터를 통해 공개된다. 작품은 자연스럽고 연속적으로 이어질 것 같았던 흐름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꺾이고 단절되는 순간에 주목한다.

 

두 영상 작품은 회화 속 화려하고 환상적인 이미지와 달리 시간, 움직임, 소리를 통해 감각의 불확실성을 드러낸다. 대형 회화가 작가가 구축한 하나의 세계를 한눈에 펼쳐 보인다면 영상은 그 세계를 인식하는 인간의 감각과 사고가 얼마나 유동적이고 불완전한지를 보여준다.

이은지 작가

이은지 작가는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와 가천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한남대학교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spectrum’, ‘signal’, 2020년 ‘signal’, 2023년 ‘획’, 2025년 ‘빛이 만든 획’, 2025~2026년 ‘교점’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2024년에는 IAA 올림피아트 은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외 비엔날레와 아트페어, 단체전에 참여하며 작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특히 이은지 작가는 2024년 공립인제내설악미술관에서 열린 청년작가전 《某某씨 이야기》와 2023년 월드아트엑스포 주요작품 초대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 인제내설악미술관의 지속적인 예술적 인연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작가는 회화에서 출발해 영상과 소리, 시간성을 포괄하는 작업으로 표현 영역을 넓히며 동시대 인간의 감각과 인식 구조를 탐구하고 있다.

 

《UTOPIA: 실재와 가상》에서 이은지 작가가 제시하는 유토피아는 완성된 이상세계가 아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생성되고 분열되며, 때로는 부드럽게 흐르다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꺾이는 불안정한 세계에 가깝다. 작가는 회화와 영상 사이를 오가며 실재한다고 믿었던 세계가 가상처럼 흔들리고, 상상 속 장면이 오히려 현실보다 생생해지는 순간을 관람객에게 제안한다.

 

전시 개요

  • 전시명: 《UTOPIA: 실재와 가상》
  • 참여 작가: 이은지 외
  • 전시 기간: 2026년 7월 17일~9월 13일
  • 전시 장소: 공립인제내설악미술관
  • 주최·주관: 인제군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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