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짜낸 숲의 감성” 홍진희 개인전, 용인서 개막

[용인=코리아아트뉴스 이종희 기자] 실을 엮어 생명과 감정을 직조해온 작가 홍진희가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3일까지 경기 용인시 갤러리 오르에서 개인전 ‘더불어 숲’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5년 용인특례시 문화예술 공모사업 선정작으로, 용인특례시의 후원 아래 진행된다.

자연과 인간의 교감, 실로 직조하다
‘더불어 숲’은 기후위기 시대 자연과의 공존을 주제로, 실이라는 비정통적 재료를 활용한 회화 신작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실을 단순한 물질이 아닌, 생명의 연결과 삶의 서사를 담는 매개로 삼는다. “실은 삶과 닮았다. 꼬이고 헝클어지며 다시 풀리는 과정 속에 인간의 감정과 생명을 담을 수 있다”고 홍진희는 말한다.

작품은 멀리서 보면 수채화나 동양화처럼 부드럽고 평면적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수천 가닥의 실이 만들어낸 입체감과 공기층, 정교한 밀도가 드러난다. 회화와 조형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 방식은 관람객에게 시각적 충격을 넘어 촉각적 감응까지 불러일으킨다.

회화와 조형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전시 제목 ‘더불어 숲’은 인간과 자연의 불가분의 관계를 은유하며, 팬데믹 이후 더욱 절실해진 기후 인식의 전환을 촉구한다. 작가는 “자연은 단순한 재현의 대상이 아니라 감각의 세계다. 제 작업은 자연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작으로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 시리즈와 ‘다홍 숲’, ‘초록 숲’ 등이 있으며, 각각의 실 한 가닥은 작가의 감정선이자 관람자와의 교감을 연결하는 끈이 된다. “예술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수단”이라는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하며, “실이라는 재료는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일요일은 휴관이다. 갤러리 오르는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와 야외음악당 사이에 위치해 있다.

정신보다 물질이 앞서는 시대, 손으로 엮은 예술이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묻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작가는 “작품 하나하나에 시간을 녹여 더 깊은 감성과 의미를 담겠다”며 지속적인 작업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