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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만화로 읽는 시조 18] 김현의 "산 빛"
류우강 기자
입력

산 빛
김현
산 빛은 수심을 재지 않고
강물에 내려앉는다.
강물은 천 년을 흘러도
산 빛을 지우지 못한다.
일테면
널 잊는 일이 그럴까,
지워지지 않는다.
김현 「산 빛_」-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의 빛 / 류안 시인
김현 시인의 「산 빛」은 자연의 이미지에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투영한 시조다. 산빛이 강물에 내려앉는 장면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깊이를 재지 않는 산빛처럼 조건 없이 스며드는 감정의 본질을 상징한다.
“강물이 천 년을 흘러도 산빛을 지우지 못한다”는 구절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과 감정의 지속성을 암시한다. 이어지는 “널 잊는 일이 그럴까”라는 회상은, 시적 화자의 내면에 자리한 존재의 흔적이 얼마나 깊고 오래 남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 구절 “지워지지 않는다”는 단언은 이 시의 정서적 정점이다.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감정이 겹쳐지며, 잊히지 않는 사랑 혹은 존재에 대한 인식이 산빛처럼 고요히, 그러나 강하게 독자의 마음에 내려앉는다.
여기에 더해, 만약 우리가 누군가가 산빛처럼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그 순간, 산빛은 단순한 자연의 빛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불빛이 된다.
짧은 시조 안에 자연과 감정, 시간과 기억을 엮어낸 김현 시인의 언어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산빛은 결국, 우리가 품은 기억과 감정의 은유이며, 그 빛은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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