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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 9] 정고암 화백의 "일렁이는 꿈"
미술/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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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 9] 정고암 화백의 "일렁이는 꿈"

류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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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렁이는 꿈》 — 기하의 바다에서 피어난 무의식의 꽃

《일렁이는 꿈》 — 기하의 바다에서 피어난 무의식의 꽃 

정고암ㅣ 일렁이는 꿈, 30호, 한지 아크릴 [ 사진 : 김정은 제공]

정고암의 《일렁이는 꿈》은 마치 꿈의 한 장면을 포착한 듯하다. 붉은 바탕은 깊은 밤의 심장을 닮았고, 그 위에 펼쳐진 기하학적 패턴들은 무의식의 파편들이 일렁이며 떠오르는 순간을 그려낸다.


중앙의 보랏빛 꽃은 이 혼란 속에서 피어난 의식의 중심처럼 보인다. 그 주위를 감싸는 나선, 원, 삼각형, 직사각형들은 질서와 혼돈, 기억과 상상이 교차하는 꿈의 언어다.
 

이 작품은 정고암 특유의 ‘새김’ 기법을 통해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감정의 결을 새기고, 시간의 흐름을 기록한다. 붉은 배경은 열정과 생명, 혹은 꿈속의 불안을 상징하고, 그 위에 떠 있는 패턴들은 우리가 잠든 사이 마음속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이야기들이다.


《일렁이는 꿈》은 말한다. “꿈은 멈추지 않는다. 그저 다른 형상으로 계속 흐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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