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의 수필향기] 쑥떡 - 박순철
쑥떡
박순철
지난 봄 산소 옆에 자란 쑥을 조금 뜯어 왔었는데 그것으로 떡을 만든 모양이다. 어려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쑥 버무리는 많이 먹어봤지만, 쑥으로 만든 절편은 먹어본 기억이 많지 않다. 더구나 그때는 요즘처럼 참기름을 반지르르하게 바르지는 않았었다. 그 시절은 모든 게 귀하고 어려웠던 터라 달달한 조총이나 찍어 먹을 수 있었으면 천만다행으로 여겼다.
이제 쑥은 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의 구황식품이 아니고 추억을 소환하는 건강식품이다. 쑥에는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 쑥의 비타민B는 간 건강과 간 질환 증상을 완화해 주고, 비타민 미네랄 성분은 피로 해소와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 곳에서나 쑥쑥 자란다고 하여 쑥이라고 한다지만 내가 보기에는 파릇파릇 힘차게 싹을 내미는 여느 식물과는 달리 쑥은 납작 엎드린 채 있는 듯 없는 듯 가만가만 올라온다. 하지만 공손하고 낮은 자세와는 달리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의지가 확연히 느껴진다.
또한 일반적으로 풀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빨리만 크려고 하는데 쑥은 조심스럽다. 그 증거가 움쑥 자라는 것을 늦추고 옆으로 가지를 치는 일이다. 그러면서 재빨리 뿌리도 뻗는다. 혹 자신의 한쪽 팔다리를 누가 잘라가도 번식하기 위한 본능이리라.
아내가 차려준 쑥 절편을 토종꿀에 찍어 먹으니 어머니가 해주시던 쑥버무리와는 비교도 안되지만, 쑥 향은 과연 일품이다. 내년에는 어디 공기 좋은 곳에 가서 보들보들한 쑥을 한 배낭 뜯어 와야겠다.

[심향 단상]
봄철이면 들판이나 산자락에 파릇하게 올라온 쑥을 뜯어서 쑥국을 끓이기도 하고, 불린 쌀에 쑥을 넣고 갈아서 쑥절편이나 쑥인절미를 만들거나 깨끗하게 씻은 쑥에 쌀가루를 버무려서 쪄낸 쑥버무리를 많이 해먹었습니다. 절편보다 쑥버무리가 집에서 쉽게 해 먹을 수 있어서 간식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에 어머니께서 자주 해주셨던 쑥떡입니다.
작가는 산소 옆에 자란 쑥을 뜯어왔고, 아내는 그 쑥으로 쑥절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아내가 해준 쑥절편을 먹으며 어린시절 어머니께서 해주셨던 쑥버무리가 생각났습니다. 그 당시에 먹었던 쑥버무리는 어머니의 손맛이 더해지고, 지금 안 계셔서 다시 맛볼 수 없는 떡이라 그리움이 더 깊게 느껴집니다.
쑥버무리는 쑥을 깨끗이 씻은 후 갈지 않고 쌀가루를 넣고 버무려서 쪄내는 떡으로 고슬고슬하고 쑥 모양이 살아있는 떡입니다. 모양은 눈 맞은 쑥의 모습이랄까요? 아무튼 쑥 위에 눈이 하얗게 내려앉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먹거리가 풍성해지고 떡집에서는 떡을 가지가지로 해 놓고 팔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을 떠올리며 그 음식이나 간식 등을 먹고 싶어합니다. 그때의 맛을 현재 사 먹는 것에서는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때의 맛과 현재의 맛이 같을 수가 없겠지요.
저희 어머니께서도 음식을 맛있게 잘 만드셨고 떡도 여러가지 잘 만드셨습니다. 명절이면 갈비는 물론이고 떡 한두 가지와 도토리묵이며 두부와 식혜 등도 만들어 놓고 자식들을 기다리셨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음식을 많이 만드시는 것과 특별식을 만드시기가 어려워지셨습니다.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맛있게 해주셨던 떡들이 가끔씩 생각나고 먹고 싶어집니다. 그 떡 중에는 떡집에서 볼 수 없는 떡도 있고 맛도 다릅니다.
쑥떡으로는 쑥인절미와 쑥절편과 쑥송편, 쑥버무리 등이 있고, 요즘은 가래떡도 쑥을 넣고 하여 쑥가래떡도 있습니다. 도시에서 방앗간을 찾기 어려워 불려 놓은 쌀을 빻아와 떡을 만드는 것도 이제는 어렵게 됐습니다.
옛날은 남고 현재는 흘러가는가 봅니다. 올봄에는 연한 쑥을 사서 쑥버무리를 만들어 보세요.
이제는 제가 어머니께 건강에 좋은 쑥으로 쑥버무리를 해드려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올봄에요.
김영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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