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작가, 파리 갤러리 89서 첫 해외전… ‘Conversion’ 연작으로 한국 추상미학 알린다
김재원 작가가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89(Galerie 89) 에서 첫 해외 개인전을 갖고 본격적인 국제 무대에 나선다. 이번 전시는 4월 5일부터 13일까지 열리며, 작가의 대표 연작인 ‘Conversion’ 을 중심으로 한국적 감성과 자연의 본질을 담아낸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이번 해외전은 오랜 시간 교직 생활과 창작을 병행해 온 김재원 작가가 축적해 온 미적 탐구를 해외 관객에게 처음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화면의 주요 모티브는 잎새를 중심으로 한 자연의 형상이다. 작가는 이를 단순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확대와 분절, 중첩의 방식으로 재구성해 추상적이면서도 생명감 있는 화면으로 전환한다.

특히 작품에는 블루, 레드, 옐로우 등 강렬하면서도 깊이 있는 색채가 두드러진다. 색은 단순한 장식적 요소가 아니라 자연의 생장, 감정의 진폭, 내면의 울림을 드러내는 조형 언어로 작동한다. 잎맥을 연상시키는 선들과 번짐, 중층적 마티에르는 화면에 리듬과 긴장감을 부여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연의 미시적 구조와 내면의 풍경을 동시에 마주하게 한다.


출품작 ‘Conversion’(91×116.9cm, oil on canvas, 2026) 는 이러한 작업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잎의 구조를 화면 전면으로 확장하면서도 색채 대비와 물성의 밀도를 통해 자연의 실재와 정신적 울림을 함께 포착해낸다. 이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관찰과 사유를 통해 새롭게 번안된 조형 언어로 제시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김재원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햇살 가득한 자연 속에서 만나는 제피나무, 대나무, 하얀 민들레, 치자꽃 등 소박한 대상들로부터 진실과 본질을 마주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찰되는 사물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최소한의 색과 형으로 응축하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색의 대비로 표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자연에 대한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본질 탐구의 회화적 실천으로 읽힌다.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89 는 파리 12구 비아뒤크 데 자르(Viaduc des Arts) 아치 아래에 자리한 전시공간으로, 2007년 한국인 설립자 안은희(Euni Ahn)에 의해 문을 열었다. 이 공간은 국제 현대미술을 소개하면서도 특히 한국 작가들을 꾸준히 파리에 소개해 온 갤러리로 알려져 있다. 갤러리 측은 개방성과 조형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국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프랑스 현지에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갤러리 89는 회화, 조각, 사진, 새로운 예술기술을 아우르며 아시아 현대미술, 특히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확산에 기여해 온 공간으로 평가된다. 파리의 공예·디자인 문화지대와 맞닿아 있는 입지 역시 한국 작가들에게 유럽 관객과 만나는 상징적 창구가 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재원 작가에게 있어 단순한 해외 전시를 넘어, 오랜 시간 다져온 자신의 조형 세계를 유럽 미술시장과 관객 앞에 처음으로 본격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자연의 일부를 응시하는 데서 출발해 삶과 감정, 존재의 본질로 확장되는 그의 화면은 파리 현지 관람객에게도 신선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추상이 교차하는 김재원 작가의 첫 해외전 ‘Conversion’ 은, 한국 여성 작가의 섬세한 시선과 깊이 있는 조형 언어가 세계 무대와 만나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KANN 블로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kanlimmtaik/2242414758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