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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런던·프리즈 마스터스 2026, 동시대와 미술사의 시간을 잇는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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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18일 런던 리젠트 파크서 개최…프리즈 런던 176개 갤러리·프리즈 마스터스 142개 갤러리 참여 신작부터 고대미술·올드 마스터·20세기 재조명까지…한국 작가·갤러리 참여도 주목

세계 미술시장의 주요 무대 가운데 하나인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과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가 오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영국 런던 리젠트 파크(The Regent’s Park)에서 열린다.

“Frieze London 2026. 오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영국 런던 리젠트 파크에서 열린다. 
Courtesy of Frieze.”

올해로 24회를 맞는 프리즈 런던은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흐름과 작가·갤러리 간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14회째를 맞는 프리즈 마스터스는 고대 문명에서 올드 마스터, 20세기 미술에 이르는 폭넓은 미술사를 ‘발견과 재해석’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한다. 두 아트페어는 동시대 미술과 역사적 작품을 하나의 도시 안에서 마주하게 하며 런던 프리즈 위크의 중심을 형성할 예정이다.

 

올해 프리즈 런던에는 43개 국가·지역에서 활동하는 176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신진 갤러리부터 국제적인 메이저 갤러리까지 한자리에 모여 개인전 형식의 집중 프레젠테이션과 그룹전, 기획 섹션 등을 선보인다.

 

대형 신작과 개인 프로젝트로 채워지는 프리즈 런던

 

프리즈 런던의 주요 볼거리 가운데 하나는 작가 한 명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솔로 및 듀오 프레젠테이션이다.

 

리슨 갤러리(Lisson)는 달튼 파울라(Dalton Paula)의 신작을 소개한다. 작가는 16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흑인 역사 인물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록에서 배제돼 온 이들의 생애와 구전 역사, 시각자료를 회화적 언어로 다시 불러낸다.

 

가고시안(Gagosian)은 알베르트 욀렌(Albert Oehlen)의 대형 신작 회화 6점을 선보이며,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는 자연과 지리적 현상에서 출발해 육지와 바다 위로 변화하는 빛을 회화적으로 포착하는 마리나 페레스 시망(Marina Perez Simão)의 신작을 공개한다.

 

미리암 칸(Miriam Cahn), 미를란드 콩스탕(Myrlande Constant), 헬렌 채드윅(Helen Chadwick), 캐시 드 몽쇼(Cathy de Monchaux), 프란체스카 몰렛(Francesca Mollett) 등의 작업 역시 개별 부스를 통해 소개된다.

 

특히 한국 미술계와 연결되는 프레젠테이션도 눈에 띈다. Casa Triângulo와 FOUNDRY SEOUL(파운드리 서울)은 브라질 작가 페르난다 갈바웅(Fernanda Galvão)의 새로운 회화 연작을 공동으로 선보인다. 작품은 강렬한 색채와 파편화된 기억, 중첩된 시간성을 통해 육지와 바다, 하늘 사이의 경계를 해체하는 가상의 생태계를 구성한다.

 

‘작가가 작가를 추천한다’…Artist-to-Artist

 

프리즈 런던의 대표적인 작가 중심 프로그램인 ‘Artist-to-Artist’도 이어진다.

 

2023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작가가 주목할 만한 동료 작가를 직접 추천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올해는 7명의 국제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 관람객에게 특히 주목되는 인물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의성(Eusung Lee) 작가다. 이의성은 김아영(Ayoung Kim)의 추천으로 참여하며, 인간 신체와 조각의 역사를 탐구한다. 전시의 중심 작품은 실제 신체를 본뜬 라이프 캐스트와 자동차 형태를 결합한 조형 작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Cylinder가 작가를 소개한다.

 

이와 함께 갈라 포라스-김(Gala Porras-Kim)이 추천한 호르헤 곤살레스 산토스(Jorge González Santos), 오토봉 은캉가(Otobong Nkanga)가 추천한 조타 몸바사(Jota Mombaça),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e)가 추천한 우나티 음콘토(Unathi Mkonto) 등이 참여한다.

 

신진 갤러리의 현재를 보여주는 ‘Focus’

 

신진 갤러리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Focus 섹션에는 설립 12년 이하의 갤러리 35곳이 17개국에서 참여한다. 런던의 243 Luz & Co와 Galerina, 뭄바이의 Chemould CoLab, 밀라노의 eastcontemporary, 로스앤젤레스의 Ehrlich Steinberg, 상하이의 Linseed, 뉴욕의 Theta 등이 새롭게 합류한다.

 

참여 작가들은 회화에 머물지 않고 영상, 설치, 사운드, 조각, 목판화와 직물 작업에 이르는 폭넓은 매체를 통해 젠더와 노동, 자본주의, 기억, 도시와 공동체 문제를 다룬다.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와 대중문화…‘The Code Universe’

올해 새롭게 마련된 기획 섹션 **‘The Code Universe’**도 관심을 모은다.

 

베이징 Inside-Out Art Museum 관장이자 2027년 제19회 이스탄불 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인 캐럴 잉화 루(Carol Yinghua Lu)가 기획한 이 섹션은 197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를 아우르며, 대중문화가 어떻게 생산·유통·소비되는지, 팝아트와 개념미술의 유산이 포스트디지털 세대에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셀마 셀만(Selma Selman), 신로 오타케(Shinro Ohtake), 페인 주(Payne Zhu), 우토톨(Oototol), 캐럴린 라자드(Carolyn Lazard) 등이 참여한다.

 

프리즈 마스터스, 수천 년의 미술사를 현재형으로 읽다

 

프리즈 마스터스 2026에는 33개국 142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고대 유물과 올드 마스터에서 20세기 및 전후미술에 이르는 작품을 한 공간에 모으면서, 미술사를 고정된 하나의 서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롭게 발견되고 연구되는 영역으로 제시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 가운데 하나는 Rupert Wace가 선보이는 이집트 제26왕조 시대의 프타(Ptah) 청동상이다. 과거 미국 언론 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소장했으며, 캘리포니아 샌시미언의 허스트 캐슬에 전시된 바 있는 작품이다.

 

콜나기(Colnaghi)는 안토니 반 다이크(Anthony van Dyck)의 실물 크기에 가까운 〈Portrait of a Nobleman〉(약 1627~1632)을 소개한다. 마리아 블랑샤르의 희귀한 입체주의 회화와 레오노르 피니의 초현실주의 드로잉도 함께 전시된다.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는 얀 브뤼헐 1세의 17세기 초 정물화에서 한스 아르프, 막스 베크만, 조르주 브라크, 알베르토 자코메티, 프랜시스 피카비아, 필립 거스턴 등에 이르는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아시아·중동·글로벌 모더니즘의 재평가

 

프리즈 마스터스는 서구 중심 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던 작가와 지역의 미술사를 재평가하는 데도 무게를 둔다.

 

Athr는 1973년 제다와 리야드에서 개인전을 연 최초의 사우디 여성 작가로 소개되는 무니라 모슬리(Mounirah Mosly)를 압둘라흐만 알솔리만의 추상회화와 함께 선보인다.

 

Vigo Gallery는 수단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 이브라힘 엘살라히(Ibrahim El-Salahi)의 1954~1957년 슬레이드 미술학교 시기 작품을 소개한다.

 

아시아 미술 부문에서는 불교·힌두교 조각과 회화, 인도 미술, 구타이 그룹, 이즈닉 도자기와 무굴·사파비드 세밀화 등이 등장하면서 미술사의 지리적 범위를 한층 확장한다.

 

‘Queering Modernism’…20세기 미술사를 다시 읽는 시도

 

올해 프리즈 마스터스의 또 다른 핵심은 큐레이터 안케 켐프케스(Anke Kempkes)가 기획하는 ‘Queering Modernism: Visual Languages of the 20th Century’이다.

 

초기 모더니즘부터 1980년대까지의 작품을 통해 퀴어 경험과 LGBTQIA+ 재현, 욕망과 신체, 자기표현의 시각언어를 살펴본다. 클로드 카운과 주디 시카고, 루이스 페르난도 사파타, 로테 라저슈타인, 글린 필팟, 바흐만 모하세스, 앨리스 닐 등의 작품이 관련 맥락에서 소개된다.

 

Spotlight와 Reflections…잊힌 작가와 디자인의 재발견

 

20세기 작가를 다시 조명하는 Spotlight는 데비카 싱(Devika Singh)과 소피아 고티(Sofia Gotti)가 공동 기획한다.

 

스리랑카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H.A. 카루나라트네, 모하메드 멜레히, 파시타 아바드, 중국 사진가 랑징산(Lang Jingshan), 윌리엄 클라인, 아이티 작가 롤랑 도르셀리 등이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Abby Bangser가 기획하는 Reflections는 멕시코시티의 루이스 바라간 저택과 런던의 찰스·매기 젱크스 ‘Cosmic House’를 출발점으로 예술과 디자인, 건축이 교차하는 장면을 구성한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대표작 ‘Poltrona di Proust’(1978)를 비롯한 포스트모던 디자인도 전시장에 등장한다.

 

한국 작가 황수연, 영국 첫 프레젠테이션

 

공식 프로그램에서도 한국 작가의 참여가 이어진다.

 

예술경영지원센터(KAMS)와 Frieze Studios는 황수연(Hwang Sueyon)의 〈We Are Old Weight, Still Tender〉(2026)를 선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황수연 작가의 첫 영국 프레젠테이션으로, 2014년부터 지속해 온 ‘Heavier’ 연작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프리즈 서울을 통해 형성된 국제 미술계와 한국 작가·기관 간 교류가 런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술관 밖 런던 전체가 ‘프리즈 위크’로

FRIEZE LONDON AND MASTERS CITY GUIDE
Explore the neighbourhood and galleries, institutions and restaurants surrounding the fair when you visit

프리즈는 아트페어 전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프리즈의 연중 갤러리 공간인 No.9 Cork Street에서는 개관 5주년을 맞아 The Third Line과 P·P·O·W의 전시가 열린다. 팔레스타인 미학의 전통을 자수와 모자이크로 재해석하는 조던 나사르(Jordan Nassar), 미술사와 소셜미디어 이미지를 결합하는 로빈 F. 윌리엄스(Robin F. Williams)의 신작이 소개된다.

 

또한 도이체방크는 살바도르 출신 작가 Studio Lenca의 ‘Ojalá’를 양 페어에서 선보이고, Turkish Airlines와 Frieze Studios는 굴누르 무카자노바의 작품을 소개한다. Abu Dhabi Culture Lounge는 고(故) 하산 샤리프의 작업을 조명하는 특별 파빌리온을 마련한다.

 

온라인 관람객을 위한 Frieze Viewing Room은 10월 8일부터 일반에 공개돼 실제 페어 개막에 앞서 참가 갤러리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살펴볼 수 있다.

 

프리즈는 1991년 ‘frieze’ 매거진 창간에서 시작해 현재 런던과 서울,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아부다비 등 세계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국제 현대미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Frieze London 2026. 오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영국 런던 리젠트 파크에서 열린다. 
Courtesy of Frieze.”

행사 개요

행사명: Frieze London 2026 / Frieze Masters 2026
기간: 2026년 10월 14일~18일
장소: The Regent’s Park, London, UK
Frieze London: 43개 국가·지역 176개 갤러리 참여
Frieze Masters: 33개국 142개 갤러리 참여
주요 섹션: Artist-to-Artist, Focus, The Code Universe, Spotlight, Reflections, Queering Modernism
온라인 Viewing Room: 2026년 10월 8일 공개

관람시간 – Frieze London
10월 14일 11:00~19:00 초청자 전용
10월 15일 11:00~13:00 회원·초청자 프리뷰 / 13:00~17:00 일반 관람
10월 16~17일 11:00~19:00
10월 18일 11:00~18:00

관람시간 – Frieze Masters
10월 14일 11:00~19:00 초청자 전용
10월 15일 11:00~13:00 회원·초청자 프리뷰 / 13:00~19:00 일반 관람
10월 16~17일 11:00~19:00
10월 18일 11:00~18:00
 

올해 프리즈 런던과 프리즈 마스터스는 ‘최신작을 사고파는 아트페어’와 ‘과거의 명작을 거래하는 고미술 페어’라는 단순한 구분을 넘어선다. 한쪽에서는 지금 막 태어나는 동시대 미술의 언어를 보여주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미 쓰인 미술사의 페이지를 다시 펼쳐 읽는다. 그 사이를 한국 작가와 서울의 갤러리, 한국 미술기관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작가와 갤러리가 오가며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낸다. 2026년 10월의 런던은 다시 한번 과거의 미술과 현재의 미술, 그리고 앞으로 기록될 미술사가 동시에 만나는 거대한 예술의 장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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