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진 특별기획전 《낮달-압록강의 기억》… 분단의 풍경에서 기억과 평화를 묻다
압록강과 백두산을 따라 이어지는 북녘의 산하가 강렬한 색채와 한 줄의 선, 그리고 화면 위에 떠 있는 ‘낮달’을 통해 새로운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인제군은 오는 9월 18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공립 인제내설악미술관에서 신영진 작가 특별기획전 《낮달-압록강의 기억》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압록강을 매개로 역사와 기억, 예술이 교차하는 신영진의 회화 세계를 조명하는 자리로, 대표 연작 《낮달-두고 온 산하》를 비롯해 대형 작품 《낮달-압록강의 기억-뱃놀이(Boating)》(244×100cm, acrylic & oil on canvas, 2026) 등 50여 점을 선보인다.


신영진의 ‘낮달’ 연작은 2014년 개인적인 그리움과 기다림에서 시작됐다. 이후 작업은 개인의 서정을 넘어 역사적 기억과 시대의 현실, 평화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됐다. 작가는 약 30년 전 압록강 2,000리 여정에서 직접 마주했던 풍경과 당시 남긴 스케치와 사진, 기억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가 중첩되는 풍경을 그려왔다.


작품 속 압록강과 백두산, 북녘의 산하는 단순한 자연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산과 강, 물결과 운무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분단의 현실을 품고 있는 장소로 다시 해석된다. 화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둥근 ‘낮달’은 이러한 풍경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이자, 역사를 기억하는 증언자이며 아직 도래하지 않은 평화를 기다리는 상징으로 자리한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들에서는 신영진 회화의 특징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푸른 하늘과 수면, 선명한 노랑과 분홍·연두의 넓은 색면 위로 산의 윤곽을 따라 붉거나 노란 선이 길게 이어진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산과 강의 풍경에 단순화된 선과 강렬한 색면을 결합하면서 현실의 장소와 기억 속 이미지가 하나의 화면에서 중첩된다.

특히 화면을 가로지르는 선들은 풍경을 구획하는 조형적 장치인 동시에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나누고 연결하는 경계처럼 읽힌다. 강과 산, 하늘과 땅 사이를 가로지르는 선 위에 홀로 떠 있는 낮달은 과거와 현재, 분단과 평화의 시간을 함께 바라보는 존재로 등장한다.
신영진은 사실적인 풍경을 기반으로 하면서 선과 색면, 형태와 질료에 대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풍경화의 재현에서 벗어나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보여준다. 평온해 보이는 압록강 풍경 안에 분단과 대치의 현실을 담아냄으로써 관람객에게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역사적 기억과 평화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미술평론가 이경모는 신영진의 작품을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역사인식이 탄탄한 내공으로 표상된 인문과 예술의 결합체”라고 평가하며, 그의 풍경이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땅에 내재된 역사와 진실을 환기하는 회화라고 평했다.
신영진 작가는 “개인의 그리움에서 출발한 ‘낮달’은 이제 역사를 기억하고 시대를 증언하며, 나아가 평화를 질문하는 존재가 되었다”며 “이 연작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무엇을 잃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평화를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술관 학예사는 “압록강과 백두산을 배경으로 한 풍경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기억의 층위를 조명하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기회”라며 “개인의 서정에서 출발한 ‘낮달’이 역사와 현실, 보편적 질문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개요
- 전시명: 신영진 특별기획전 《낮달-압록강의 기억》
- 전시기간: 2026년 9월 18일(금) ~ 11월 15일(일)
- 전시장소: 공립 인제내설악미술관
- 참여작가: 신영진
- 전시내용: 《낮달-두고 온 산하》 연작 및 《낮달-압록강의 기억-뱃놀이(Boating)》 등 회화 50여 점
- 주요작품: 《낮달-압록강의 기억-뱃놀이(Boating)》, 244×100cm, acrylic & oil on canvas, 2026
- 주제: 압록강과 백두산, 북녘 산하를 통해 역사적 기억과 분단의 현실, 평화에 대한 질문을 조명
- 문의: 공립 인제내설악미술관 033-463-4081
작가소개 | 신영진 - 신영진(申榮鎭, Shin Young Jin) 작가는 서양화를 기반으로 자연과 인간, 삶의 기억과 풍경을 탐구해온 화가이자 미술교육자다.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남대학교 아트&디자인테크놀로지대학 학장 겸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 한국미술협회 이사·감사, 대학미술협의회 사무총장, 목우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을 비롯한 다수의 미술대전과 공모전에서 심사 및 운영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작품에서는 인물과 자연, 여행과 일상에서 마주한 풍경을 주요 소재로 다루며, 특히 푸른 하늘과 감나무를 중심으로 한 ‘Persimmon Tree’ 연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 개인전과 국내외 단체전에 꾸준히 참여해왔으며, 2016년 미술세계 평면부문 작가상, 2018년 대한민국 공군을 빛낸 인물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광주시립미술관, 한남대학교 등 여러 기관과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