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의 그림이야기 39] 닭싸움을 구경하는 젊은 그리스인들 - 장 레옹 제롬

이 그림, '닭싸움을 구경하는 젊은 그리스인'은 오늘날 아카데미즘으로 알려진 양식을 추구한 프랑스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장 레옹 제롬의 그림이다. 그는 1880년대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으로 그의 그림은 매우 널리 복제되었는데, 역사화, 그리스 신화, 오리엔탈리즘, 초상화 등에 능했으며 아카데미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가 중 한 명으로 여겨지며 메이소니에, 카바넬과 함께 프랑스 제2제정시대의 가장 성공한 세 예술가 중 하면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 .
이 작품은 나폴리만을 배경으로 두 마리의 싸움닭과 함께 나체 상태의 젊은 남녀가 이를 지켜보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남성은 싸움을 부추기고 있고, 매우 얇게 옷을 입은 젊은 여성은 약간 겁에 질린 듯 몸을 뒤로 져치면서도 한편으로 닭싸움 장면을 즐기는 듯하다.
한편 이 그림은 아카데미즘의 습작으로 제롬을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다. 아카데미즘 양식은 16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20세기 초 쇠퇴할 때까지 수 세기에 걸쳐 서양 세계 전역에 영향을 끼쳤는데, 1815년 나폴레옹 전쟁 종식 이후인 19세기에 절정을 맞았다. 아카데미는 기성 거장들의 모방과 고전 전통을 강조하고 개인의 창의성보다는 집단적이고 미학적이며 윤리적인 개념을 강조했다.
닭싸움, 또는 투계(鬪鷄)는 수탉끼리 만나면 꼭 싸우는 습성을 이용하여 특별히 길러 놓은 수탉에게 싸움을 시켜 구경거리로 삼고 또는 돈을 거는 놀이이다. 닭싸움은 동남아에서 유행했으나 유명한 닭싸움 그림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인도, 유럽 등에서도 흥행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아래 그림은 플랑드르 지방의 닭싸움 풍경을 묘사한 에밀 클라우스(Émile Claus)의 “플랑드르에서의 닭싸움(Cock Fight in Flanders)”으로 남성 관중들의 몰입도가 돋보이는 그림인데, 관중들이 닭싸움에 열광하는 것을 보아 배팅을 많이 한 듯하다. 관중의 표정을 보면 어느쪽에 배팅을 했는 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