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음악

[이승우 화가의 사람과 그림이야기 7] 현대미술을 어떻게 보지? 1

이승우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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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시인 막스 쟈콥 (Max Jacob1876~1944)은 "세상의 첫번째 시인은 '하늘은 푸르다'라고 했었을 것이고, 그 후의 시인은 '당신의 눈이 하늘처럼 푸르다'라고 했었을 일이다. 그 먼 훗날의 시인은 '당신 눈에 하늘이 보인다'고 말했을 것이고 오늘의 시인은 '하늘과 같은 당신의 눈'이라고 감탄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는 하늘=당신의 눈이라는 등식이 하늘을 푸르다는 기본 시각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며, 오늘을 알기 위해서는 어제를 살펴봐야 한다는 말도 된다. 또한 예술에의 인식이 점차 변화되어 왔음을 상기시키려는 의도이며, 따라서 예술적 표현에 있어서 오늘의 것만 보고 난해하다거나 이해를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예술은 시대적 산물이고 현실의 거울이다. 밀레의 이삭줍기가 명화라 하여 지금까지도 그 시각, 그 기법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수공적인 재생산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나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그 시절의 그림을 편하게 여겨, 그런 류의 그림만을 고집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말로 하면 수긍이 되는데 이상하게 그림을 감상할 때만은 구태의연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려운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대명사로 흔히 피카소를 떠올린다. 그러나 피카소가 르네상스시대에 살았다면 (모나리자)와 같은 그림을 그렸을 것이고, 반대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20세기에 살았으면 (게르니카의 학살)과 같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그림을 그렷을 것이다. 이는 마치 상투를 틀고 갓을 쓴 사람이 도회지의 네거리를 활보할 때 그 복장이 분명 우리의 옛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어색하여 다시 뒤돌아보는 이치와 같다.

이렇게까지 비약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단어중 하나가 "세대차이"다. 이 말은 30년 정도의 차이에 세대간의 사고가 다른 점을 말하는 것인데, 하물며 100년이 지나도 우리의 사고나 풍습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억지다. 

시대가 변하면 우리의 풍습이 변하듯 그림도 변한다. 그래서 예술에서는 발전이라는 말 대신 변화라는 말을 사용한다. 시대에 맞지 않는 눈으로 그림을 본다거나 거쳐 온 시대를 망각하고 오늘의 그림을 보려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이다. 같은 맥락으로 화가가 관객의 생소한 느낌을 책임지려 해서도 안될 일이다.

서로 같이 지나온 세월에 있었던 역사를 인지하고 오늘을 봐야 비로소 "하늘=당신의 눈"이 자신의 가슴으로 와 닿을 것이다.

이승우 화가, 미술평론가
이승우 화가


이승우 화가는 고등학교와 여러 대학에서 강의해왔으며, 서울, 전주, 군산, 고흥, 중국 청도 등지에서 4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저서로는 『미술을 찾아서』, 『현대미술의 감상과 이해』, 『아동미술』, 『색채학』 등이 있다. 회화와 이론을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독창적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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