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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프랑스 작가 잔느 듀브레송, 첫 한국 개인전 《HASARD(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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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프랑스 작가 잔느 듀브레송, 첫 한국 개인전 《HASARD(우연)》

류우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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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들, 사라지는 풍경,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시적 기록 서울 강남구 케이리즈 갤러리, 6월 19일 ~ 7월 19일

[서울 =코리아아트뉴스 류우강 기자]  프랑스 파리 출신의 사진가이자 모션 디자이너 잔느 듀브레송(Jeanne Dubresson)이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 《HASARD(우연)》을 개최한다. 전시는 6월 19일부터 7월 19일까지 서울 삼성동  케이리즈갤러리(KRIZ GALLERY)에서 진행되며, 작가가 지난 수년간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포착한 “사라지는 것들”과 “우연의 감각”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Suspension(부유)
Suspension(부유)

‘우연’과 함께 살아가는 시선


전시 제목인 HASARD는 프랑스어로 ‘우연’을 뜻한다. 작가의 말처럼 “우연은 나의 삶이자 작업의 방법론이다.” 듀브레송은 철저히 계획하고 통제하는 대신,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예술적 발견이 일어나는 순간을 중시해왔다. 그녀의 시선은 의도와 우연 사이를 유영하며, 결과보다는 과정의 감각을 더 귀하게 여긴다.


전시장에 걸린 수십 점의 작품은 단순한 정지 이미지가 아니라, 오히려 감정이 떠오르다 사라지는 시간의 층위를 담고 있다. 폴라로이드 에멀젼 리프트, 다중 노출, 적외선 촬영, 수제 핀홀 카메라, AI 영상 콜라보레이션 등 매체 실험을 통해, 그녀는 사진의 물질성과 심상을 동시에 탐색한다.

어느 산책, 로스코프의 기억들
어느 산책, 로스코프의 기억들


감정의 흔적이 새겨진 주요 시리즈


  • 《Addiction(중독)》: 폴라로이드의 젤라틴 막을 수작업으로 분리해 다른 표면에 옮기는 '에멀젼 리프트' 기법을 사용. 불완전하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 속에서 오히려 감정의 잔향이 깊게 새겨진다.

  • 《Suspension(부유)》: 모로코 풍경 위를 떠도는 베르베르 직물을 통해 ‘정체성과 기억의 부유성’을 탐구한 작업. 감각과 문화가 겹쳐진 시적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 《Chronologie d’un effacement(사라짐의 연대기)》: 서울 보광동의 재개발을 앞둔 일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적 시리즈. 비어 있는 창, 막힌 골목, 사라지는 집의 잔해 등에서 도시의 생애주기를 시적으로 재구성했다.

  • 《Le Cadre(Frame)》: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액자를 향해 관람객이 직접 점프하며 사진 속 ‘프레임’을 구성하는 참여형 설치 작업. 관객은 작품 안으로 뛰어들어 예술의 일부가 된다. 

사진 너머로, 감각과 사유의 영역을 확장하다


잔느 듀브레송의 작업은 시각을 뛰어넘어 후각, 촉각, 운동감 등 복합적인 감각을 자극한다. 실제로 일부 작품은 레진에 인화되거나 손으로 조각하듯 재구성되며, 정제된 미학을 의도적으로 해체한다. 전시에는 AI 영상작가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움직이는 폴라로이드’ 애니메이션도 함께 포함되어 있어, 디지털 매체와 아날로그 감각의 공존 가능성을 실험한다.

“사라지는 것들에 끌려요. 그것들을 기록해야 한다는 긴박함이 있어요. 제 사진은 기억의 기록이라기보다, ‘잊힘’에 대한 조용한 저항입니다.” — 잔느 듀브레송

전시정보 

전시명: 잔느 듀브레송 개인전 《HASARD(우연)》

  • 기간: 2025년 6월 19일 – 7월 19일
  • 장소: 케이리즈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운영시간: 11:00–19:00 (일·월 휴관)
  • 문의: @kriz_gallery / [email protected]
     

이번 전시는 사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사유하고 싶은 관람객에게, 혹은 우연히 지나친 골목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고 싶은 모두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편집자주 :  코리아아트뉴스는 사진가이자 시인인 류안 발행인과  잔느 듀브레송의 대담 인터뷰를 싣는다.  전시장 한켠에서 이루어진 이 아티스톡(Artistalk) 시리즈는 전시를 둘러싼 창작 철학, 우연에 대한 사유, 보광동 프로젝트의 뒷이야기, 그리고 AI 시대의 예술가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전시 감상 전후로 함께 읽으면 작품에 더욱 깊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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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듀브레송#케이리즈갤러리#프랑스사진작가#볼만하사진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