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정 개인전 《Runaway Bride- 흔들리지 않는 요람》, 치유와 자유의 서사

대구 대봉동 갤러리소헌&소헌컨템포러리에서 8월 10일부터 28일까지 곽윤정 작가의 14번째 개인전 《Runaway Bride- 흔들리지 않는 요람》이 열리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미술대학 레핀스쿨 석사과정을 마친 뒤 러시아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출발한 곽윤정은, 섬세한 색채 감각과 독창적인 표현을 통해 점차 자신만의 화풍을 확립해왔다. 현재 그의 작품은 유럽 인상주의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빛과 색채가 두드러지며, 자연 속 인간의 치유와 회복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런어웨이 브라이드, 도피가 아닌 자기 발견

전시의 중심은 ‘런어웨이 브라이드(Runaway Bride)’ 시리즈다. 일반적으로 결혼을 앞둔 두려움 때문에 떠나는 신부를 뜻하는 이 개념을 곽윤정은 새롭게 해석한다. 그의 신부는 두려움에 달아나는 존재가 아니라, 세상의 기준과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자신을 향해 달려가는 주체적 존재다. 화면 속 신부의 달리기는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능동적이고 용기 있는 여정이다.

‘흔들리지 않는 요람’이라는 자생적 세계
시리즈의 핵심 모티프는 ‘흔들리지 않는 요람’이다. 이는 외부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균형을 이루며, 세상의 흔들림과 오염으로부터 존재를 지켜내는 자생적 세계다. 곽윤정은 이곳을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유토피아로 그려낸다. 캔버스 위에서는 초록과 수많은 꽃들이 어우러진 정원이 펼쳐지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주인공은 그 속을 자유롭게 내달린다.

정원을 지키는 ‘수호견’과 ‘수호 고양이’는 작가가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동물들에서 비롯된 존재로, 화면 속에서 생동감 있게 표현된다. 수국, 자작나무, 동백, 꽃양귀비, 리시안셔스 등 다양한 꽃들이 짙은 청록과 블루, 그린, 민트 컬러 위에 피어나며, 바이올렛과 핑크, 레드 계열이 조화를 이루어 신비로운 풍경을 완성한다. 작가 특유의 부드러운 빛과 아스라한 음영 표현은 요람의 세계를 더욱 깊이 있고 신비롭게 드러낸다.

치유와 회복, 그리고 행복
작품 속 주인공은 요람 안에서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보내며 점차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유로워진 자신과 마주하며 행복에 이른다. 곽윤정은 관람객들 역시 작품 속 주인공처럼 초록과 꽃들이 어우러진 요람에 잠시 머물며 내면을 돌아보고, 따뜻한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이번 전시는 곽윤정이 장기적으로 준비 중인 대지 미술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다. 지금까지 캔버스 속 상상의 공간으로 존재해온 요람을 실제 대지 위에 구현하는 계획으로, 작품 속 식물들이 현실 공간에 자리하며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서사가 될 예정이다. 요람에 뿌리 내린 자연물들이 무한히 성장하고 변화하는 생명력은 앞으로의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전시 정보
전시 제목: Runaway Bride- 흔들리지 않는 요람- 작가명: 곽윤정
- 장소: 갤러리소헌&소헌컨템포러리 (대구 대봉동)
- 기간: 2026년 8월 10일 ~ 8월 2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