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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만화로 읽는 시조 9] 막차 _ 김영재
류우강 기자
입력
선택보다 포기에 현대인은 집착한다

막차
김영재
"선택보다 포기에 현대인은 집착한다"
지하철 글판에서 읽고 생각하고 머뭇대다
오는 차 그냥 놓쳤다
그 차가 막차였다
―『목련꽃 벙그는 밤』(책만드는집, 2019)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집착 ― 시조 「막차」
김영재 시인의 시조 「막차」는 짧은 에피소드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현대인의 심리를 날카롭게 담아낸다.
지하철 플랫폼에 붙은 문구, “선택보다 포기에 현대인은 집착한다.” 이 한 줄은 오늘날 우리 삶의 방향을 되묻는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지를 앞에 두고도 선택한 것보다 선택하지 않은 것에 더 오래 머문다. ‘그때 그걸 했더라면…’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이미 지나간 가능성에 마음을 붙잡힌다.
시 속의 주인공은 글귀를 읽고 생각에 잠긴다. 막차가 들어오는데도 그는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그 차가 막차였다.”는 마지막 종장에서, 그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말성임의 상태로 남는다.
이 장면은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막차를 놓친 건 단순한 실수지만, 그 안에는 결단을 미루는 우리의 모습이 있다.
시조는 사색 → 머뭇거림 → 행동의 지연 → 결과라는 구조로 현대인의 심리적 리듬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텅 빈 플랫폼 위에서, 독자는 문득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 나는 무엇을 선택했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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