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디지털을 넘나드는 권기수 작가 , 《색죽色竹 - 비선飛線》 개인전 개최
전통과 디지털을 넘나드는 권기수 작가가 오는 11월 8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사비나미술관에서 개인전 《색죽色竹 - 비선飛線(Chromatic Vertical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 입체, 설치 등 총 43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 동양화의 상징적 소재인 대나무와 오방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디지털 시대의 조형 언어로 확장하는 실험적 프로젝트다.

권기수는 전통적으로 수묵과 일필휘지의 필획으로 표현되던 대나무 회화의 관념을 해체하고, 색채와 입체 구조를 통해 ‘색죽(色竹)’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오방색 철학을 바탕으로 500여 종의 색을 디지털 밑그림과 손의 감각으로 조합해, 전통 서화의 정신을 해체하면서도 계승하는 과감한 미학적 시도를 보여준다.

전시 공간은 대나무의 수직성과 바람에 휘는 곡선을 입체적 설치 구조로 구현한다. 수직성은 규격화와 사회적 압력을 은유하고, 곡선은 억압으로부터의 탈주와 소통을 상징한다. 관람객은 직선과 곡선을 넘나들며 차단과 탈주, 고립과 소통의 감정을 신체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이로써 전시장은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특히 전시 제목에 담긴 ‘비선(飛線)’은 대나무의 탄성과 곡선이 만들어내는 공중적 선율을 의미한다. 이는 한옥의 처마, 한복의 자락, 도자기의 곡선 등 한국적 조형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전통적 선의 언어를 현대 미디어로 번역하는 사례로 주목된다.
이번 전시는 2층에서 《죽림-오감도(Line of Flight)》, 《원서클 One Circle》, 《Reflective Verticals》 등 최근작을 중심으로 선보이며, 4층에서는 《근원수필 根源隨筆 2008-2024》라는 제목으로 지난 20여 년간 한국 전통 회화의 근원을 탐구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권기수는 구글 아트 프로젝트와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베니스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아시아-퍼시픽 트리엔날레 등 세계 유수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상하이 Long Museum, 샌프란시스코 Asian Art Museum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사비나미술관 강재현 큐레이터는 “권기수 작가의 이번 전시는 전통 회화의 정신을 디지털 시대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감한 시도입니다. 관람객은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공간 속에서 몸으로 체험하며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새로운 미학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색죽, 비선》은 전통과 현대, 감성과 기호, 평면과 공간, 수묵과 디지털이 교차하는 복합적 조형 실험으로, 21세기 한국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제안하는 자리다.ㅁ
■ 전시 개요
전시명 : 권기수 개인전 <색죽色竹 - 비선飛線 (Chromatic Verticals)>
기 간 : 2025년 11월 8일(토) ~ 2025년 12월 31일(수)
장 소 : 사비나미술관 2층/ 4층 (서울 은평구)
출품작품 : 회화, 입체, 설치 / 총 43점
주최/주관 : 사비나미술관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주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