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출판/인문
도서/출판

시대의 상처를 넘어 삶의 온기를 노래하다 — 이승하 시인 첫 디카시집 『세상의 둥근 것들』 출간

류우강 기자
입력

한국 현대시의 대표적 현실참여 시인 이승하(중앙대학교 명예교수)가 첫 디카시집 『세상의 둥근 것들』을 출간했다. 반세기에 가까운 창작 여정을 이어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진과 시가 결합된 새로운 서정을 선보이며, 한국 디카시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디카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장르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포착한 사진에 짧은 시를 결합한 장르다. 단순한 설명을 넘어 시적 상상력과 영상예술이 결합된 현대문학의 확장으로 평가받으며, 최근 국내외에서 창작과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순간의 이미지를 언어로 확장하는 디카시는 한국을 넘어 세계 문단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디카시 문학은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시집은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제42권으로 출간되었으며, 총 4부 60편의 디카시를 수록했다. 시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압축된 언어가 만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삶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존엄, 자연의 생명력을 담아냈다.
 

  • 제1부에서는 노동과 가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제2부는 자연과 인간, 시간과 생명의 순환을 노래하며 작은 풍경 속 철학을 길어 올린다. 제3부는 가족과 일상, 신앙과 희망을 통해 상처 입은 삶을 위로한다. 제4부에서는 세월과 기억, 죽음과 삶을 성찰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노래한다.


이승하는 ‘시인의 말’에서 “살아보니 세상은 따뜻한 곳도 있고 둥글기도 하였다”라고 적으며, 시대의 상처를 응시해온 시인이 마침내 발견한 삶의 온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이승하 시인

1960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그는 1984년 시, 1989년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작품 속에 깊이 새겨 넣으며 현실참여시의 중요한 흐름을 이끌어왔고, 중앙대학교 교수와 명예교수로서 수많은 문인을 길러냈다.


그는 시집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 <폭력과 광기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등으로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성과를 남겼으며, 시선집과 평전, 문학평론집 등 방대한 저술을 통해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혀왔다. 또한 대한민국문학상, 지훈상, 천상병귀천문학대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창작과 학문 양 분야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세상의 둥근 것들』은 시대의 폭력과 인간의 고통을 치열하게 응시해온 시인이 이제는 사진과 시를 통해 일상의 작은 풍경 속에서 희망과 화해, 생명의 온기를 길어 올린 결실이다. 이는 단순한 장르 실험을 넘어, 오랜 문학적 성찰이 현대적 서정으로 피어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이승하 시인의 이번 시집은 독자들에게 세상은 여전히 둥글고, 사람은 서로를 품을 수 있으며, 시는 결국 생명을 향해 걸어가는 가장 따뜻한 언어임을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해준다.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승하시인#디카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