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시조 13] 술 _ 문무학

문무학 시조 「술」이 던지는 울림
연말은 모임이 많은 계절이다. 송년회, 회식, 동창 모임, 가족 모임까지 수많은 자리에서 웃음과 술잔이 오간다. 사람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다가올 새해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는 종종 자신을 잃어버린 이들의 모습이 있다. 바로 그 순간, 문무학의 짧은 시조 「술」을 떠올리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술
문무학
근심을 잊자 했으나
나를 먼저
잃었다
연말의 풍경과 시조의 울림
이 시조는 단순히 술자리의 풍경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근심을 잊기 위해 술을 마셨지만, 결국 자신을 먼저 잃었다는 고백은 연말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많은 이들이 모임 속에서 잠시 근심을 잊으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 절제와 본질을 놓쳐버리곤 한다.
짧은 문장 속에 담긴 울림은 연말의 술자리에서 더욱 크게 다가온다. 웃음과 환호 속에서도 마음 한편에는 공허함이 남고, 그 공허함은 결국 자기 상실로 이어진다. 문무학의 시조는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포착한다.
시조의 가까움과 보편성
시조는 멀리 있는 전통문학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시조는 가까이 있으며, 외국인도 쉽게 배울 수 있는 문학”이다. 시조는 고전이지만 그 언어는 단순하고 함축적이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문무학의 시조 「술」은 단 한 줄의 종장만으로 구성된 홑시조다. 이 짧은 시는 시조 형식의 실험성과 정서적 밀도를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나는 이 시를 읽고 오래도록 침묵했다. 그 침묵은 곧 사유였고, 사유는 곧 공감이었다.
짧은 시 속에 담긴 깊은 의미는 국적과 언어를 넘어 누구에게나 공감과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이 시조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연말의 질문
연말의 모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잊기 위해 술잔을 들고 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고 있는가. 문무학의 시조 「술」은 짧지만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