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의 그림이야기 32] 울고 있는 젊은이 _조지 클로젠

이 작품은 상징주의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강한 정서를 담고 있는 그림으로 영국의 화가 조지 클로젠의 '울고 있는 젊은이'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그림 속 인물은 알몸으로 몸을 웅크린 채 땅 위에 엎드려 있다. 그녀의 웅크린 자세는 수줍음, 고통, 슬픔, 회한, 기도 등 강한 내면적 감정을 암시하는데, 얼굴을 숨기고 있는 형태는 정체성의 부재, 죄책감, 절망, 혹은 초월을 향한 겸허함을 상징하기도 하다.
왼쪽에 세워져 있는 거친 나무 십자가는 이 장면을 종교적 맥락으로 끌어가고 있는데, 회개(참회)의 장면, 슬픔과 상실의 순간, 신 앞에서의 절대적 나약함, 인간 존재의 고독을 돌아보게 만든다. 땅은 메말라 있고, 멀리 물웅덩이나 늪처럼 보이는 지형이 보이며, 하늘은 노을과 밤의 사이, 즉 ‘경계의 시간’을 표현하고 있다. 이 시간대는 상징주의에서 흔히 죽음과 삶의 경계, 희망과 절망의 교차, 기억과 망각 사이와 같은 테마의 은유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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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차갑고 묵직한 정적이 강조된 풍경화이다. 조지 클로젠은 이 그림에서 갈색의 어두운 배경, 이와 대비되는 하얀 살결의 여인, 얼굴을 가리고 엎드려 처연하도록 한없이 울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고, 울음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듯이 표현했다. 가끔이나마 울고 싶어도 제대로 울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대리 만족적 카타르시스(katharsis)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그림이다. .
카타르시스(katharsis)는 그리스어로 정화를 의미하며 마음속에 쌓여 있던 불안, 우울, 긴장 등의 응어리진 감정이 풀리고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말한다. 너무 힘들고 지쳐 울고 싶을 땐 참지 말고 울어야 합니다. 울음은 응어리진 영혼을 회복하는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울고 나면 마음 한가운데 가 무언가 빠져나간 듯 시원함을 느낄 것이다.
이 그림은 실제 작가의 딸을 모델로 하고 있는데, 딸의 남자친구가 1차 대전에 참가해 죽고 말았다. 십자가는 죽은 딸의 연인을 기리고 딸을 위로하는 것이기도 한데, 그림은 ‘인간의 절망’(웅크린 자세, 십자가, 황량한 땅이라는 요소는 고독하고 절망적이며, 신에게 의탁하는 인간의 모습), ‘구원과 회개의 순간(십자가가 있다는 점에서, 이 장면은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구원을 향한 회개”, 즉 인간 영혼의 정화 과정), 그리고 ‘애도의 장면(땅을 향해 몸을 말고 있는 모습은 잃어버린 사람·과거·믿음에 대한 애도의 몸짓)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