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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규 칼럼] 휴머노이드 없이 미래의 돌봄은 가능한가?

조선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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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없이 미래의 돌봄은 가능한가? 설 명절은 본래 사람이 모이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인구 구조가 급격히 바뀌고 있는 오늘, 설은 점점 고독을 드러내는 날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대 수명이 늘어나는 동안 가족 규모는 줄어들었고, 자녀에게 돌봄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노년의 안전과 존엄을 지켜야 하겠습니까.  
 

최근 그 해답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2026년 현재, 대한민국의 돌봄 시장은 단순한 말동무 로봇(소셜 로봇)을 넘어, 신체 보조와 전문 의료 케어가 가능한 '피지컬 AI(Physical AI)' 단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 및 협력을 통해 가사 지원형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볼리(Ballie)'와 같은 집사형 로봇을 통해 돌봄 생태계를 확장 중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 차세대 전기식 아틀라스(Atlas)'를 공개하며, 산업용을 넘어 향후 고난도 신체 수발(환자 이송 등)이 가능한 상용 휴머노이드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LG전자: '클로이(CLOi)' 시리즈를 병원 및 요양 시설에 보급하며, 환자 안내 및 물품 배송 등 간접 돌봄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상용화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로보케어 (RoboCare) 보미(BOMI) 시리즈 치매 예방 인지 훈련 프로그램 탑재. 응급 호출 및 낙상 감지 기능으로 독거노인 돌봄에 특화, 앨리스(Alice) CES 2026에서 주목받은 휴머노이드. 물체 인식 및 정밀 제어가 가능하여 향후 가사 지원 및 전문 돌봄으로 확장 중입니다. AI 효돌 봉제인형 형태의 소셜 로봇 시장 점유율 1위. 24시간 안부 확인, 복약 지도, 지자체 연계 긴급 서비스 제공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돌봄 서비스 상상도 


현재 국내 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는 3대 핵심 기술입니다. 멀티모달 AI 브레인 (K-HB)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가 개발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브레인을 바탕으로, 로봇이 인간의 표정과 목소리 톤을 읽고 상황에 맞는 감정적 대응을 하는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및 구동 시간 연장 기존 2~3시간에 불과했던 활동 시간을 전고체 전지 적용 등을 통해 8시간 이상으로 늘려 실질적인 24시간 돌봄'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적응형 제어 사용자의 움직임 의도를 0.1초 내에 파악하여, 필요한 만큼만 힘을 보조하는 기술입니다. 이는 재활 치료와 거동 보조 휴머노이드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 피규어 AI(Figure AI)의 산업용 로봇, 중국 1X 테크놀로지의 네오(Neo)가 언론에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저것이 과연 부모님을 돌볼 수 있을까? 그러나 이 질문은 출발부터 잘못되었습니다. 올바른 질문은 이것입니다. 휴머노이드 없이 미래의 돌봄은 가능한가?


먼저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한국은 2026년 현재 이미 초고령사회 진입 직전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를 넘어섰고, 90세 이상 초고령자는 2020년 27만 명에서 2024년 33만 명으로 4년 만에 22.2%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닙니다. 문제는 돌볼 사람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국민건강보험연구원의 전망은 충격적입니다. 한국은 2026년부터 요양보호사가 부족하기 시작해, 2028년에는 11만 6,734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는 300만 명이 넘지만, 실제 일하는 인원은 70만 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230만 명은 왜 일하지 않습니까? 답은 단순합니다. 열악한 처우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10명 중 7명이 60대 이상이며, 40대 이하 비중은 7.8%에 불과합니다. 젊은 세대는 이 직업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돌봄 위기'의 실체입니다.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공급은 구조적으로 붕괴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돌봄 인력의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향후 30년간 이 위기는 지속될 것입니다. 설령 임금을 두 배로 올린다 해도, 물리적으로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 옵니다. 

휴머노이드 돌봄 서비스 상상도 

이런 배경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구원자처럼 등장합니다. 2026년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일론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노부모를 돌보는 데 매우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X 테크놀로지는 네오를 월 500달러(약 66만 원) 구독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고, UBTECH의 워커C(Walker C)는 캐나다에서 21만 4,000달러에 판매 중입니다.


기술 발전 속도는 분명 인상적입니다.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JST)는 엔비디아의 Isaac Sim과 RTX GPU를 활용해 요리, 청소, 환자 체위 변경 등을 자동화하는 휴머노이드를 개발 중입니다. 도요타의 HSR은 물건을 집어 전달하고, PARO 물범 로봇은 캐나다와 일본 요양시설에서 치매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활용됩니다. 토론토대학교의 소셜 어시스트 로봇 레이아(Leia)는 고령자에게 식사, 목욕, 복약을 음성으로 상기시킵니다.


그러나 냉정히 평가해야 합니다. 현재의 휴머노이드는 '완전한 돌봄 대체자'가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네오를 검증한 결과, 대부분의 작업은 원격 조종자가 카메라를 통해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로봇의 자율성은 아직 제한적입니다. 덴마크의 사례는 더욱 시사적입니다. 연구진이 로봇 도입 후 요양시설을 방문했을 때, 로봇들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찬장과 화장실에 감춰져 있었습니다. 요양보호사들이 비싼 기기가 망가질까 봐" 사용을 꺼린 것입니다.


기술적 한계도 명확합니다. 첫째, 위기 상황에서의 맥락 이해 능력입니다. 고령자가 넘어졌을 때, 로봇은 단순히 낙상을 감지하는 것을 넘어 "왜 넘어졌는지" 즉시 병원에 가야 하는지" 가족에게 먼저 연락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는 아직 인간 수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둘째, 배터리 지속 시간과 유지 비용입니다. 네오의 초기 구매 가격은 2만 달러(약 2,600만 원)이며, 이는 한국의 24시간 요양보호사 1개월 비용(300~600만 원)의 약 5배입니다. 셋째, 정서적 공감 능력입니다. 로봇은 공감을 흉내 낼 수 있으나, 인간의 깊은 상호작용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휴머노이드는 실패한 기술입니까? 아닙니다. 우리가 질문을 잘못 던지고 있을 뿐입니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로봇이 돌봄의 공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로 물어야 합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의 골디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로봇은 간병인을 지원하는 훌륭한 기술입니다. 그러나 고차원적 의사결정은 여전히 의료 전문가가 해야 합니다. 맥길대학교의 아중 문 교수도 강조합니다. 돌봄은 결과뿐 아니라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결과가 나쁘더라도, 상호작용 자체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고령자가 필요로 하는 핵심 기능은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안전 모니터링, 건강 관리, 일상 보조, 그리고 최소한의 정서적 교류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휴머노이드가 아니라도 가능합니다. 스마트워치 기반 생체 신호 감지, 낙상 센서, 원격 의료 시스템, AI 스피커 등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있습니다. 서울시의 스마트 안부확인 서비스는 가구당 연간 투입 비용이 약 2만 8,357원, 한 달로 치면 2,300원에 불과합니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비용으로 365일 24시간 작동합니다.


듀크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는 더욱 놀랍습니다. AI는 심각한 건강 악화를 최대 1년 전에 84%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걸음 속도 8% 감소, 야간 화장실 방문 증가, 아침 인지 테스트 점수 12% 하락. 개별적으로는 무의미하지만, AI는 이를 종합해 24주 내 요로감염과 낙상을 예측합니다. 조기 개입으로 병원 입원을 막으면, 한 번의 입원비(5001,500만 원)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월 7만 9,000원짜리 구독 서비스가 연간 1,000만 원의 가치를 제공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미래 돌봄의 현실적 모델은 로봇 단독'이 아니라 시스템 결합'입니다. 웨어러블 기기가 건강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AI가 이상 신호를 분석하며, 필요 시 의료기관과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이동형 로봇은 물건 전달이나 간단한 가사 보조를 수행하고, 휴머노이드는 제한된 환경에서 상호작용을 담당하는 방식입니다. 일본이 2050년까지 추진하는 AI 돌봄 로봇' 일상화 프로젝트도 이런 통합 접근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렇다면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 고령 사회에서 개인이 갖춰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디지털 건강 관리 역량입니다.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이해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26년 고령자를 위한 스마트홈 기기 18종을 보면, 손목에 차는 낙상 감지 장치, 복약 알림 스피커, 비접촉 수면 모니터링 센서 등이 포함됩니다. 이는 복잡한 기술이 아닙니다. 음성으로 말하면 이해하고, 그냥 생활하면 조용히 지켜보는 기술입니다. 중요한 것은 거부가 아니라 수용입니다.


둘째, 응급 대응 체계의 사전 구축입니다. 이탈리아의 우랑 플랫폼 사례를 보십시오. 82세 남성이 매일 아침 9시에 고인이 된 아내의 목소리로 설정된 AI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약 드셨어요?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이 대화는 단순해 보이지만, AI는 말의 속도, 응답 시간, 어휘 다양성을 분석합니다. 화요일 대화가 월요일보다 현저히 느리거나 혼란스러우면 시스템이 경보를 보냅니다. 위기가 발생한 후가 아니라, 발생하기 전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셋째, 지역 기반 커뮤니티와의 연결 유지입니다. 기술은 안전망을 제공하지만, 삶의 의미는 여전히 관계 속에서 형성됩니다. 토론토대학교의 사회학자 스콧 쉬먼은 어머니를 호스피스에서 돌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간병인은 정말 놀라웠지만, 어떤 이는 차라리 로봇이 나았을 것입니다. 로봇은 나쁜 날이 없으니까요. 그러나 그는 덧붙입니다. 그럼에도 인간의 손길은 완전히 다릅니다. 돌봄이 필요할 때, 우리는 감정적 지지와 인지적 지지를 필요로 합니다.


결국 돌봄의 본질은 존엄을 지키는 일입니다. 인간은 도움을 받으면서도 주체로 남고 싶어 합니다. 로봇이 해야 할 일은 인간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권을 넓히는 것입니다.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날 기회를 주고, 기억이 흐려질 때 삶의 리듬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기술의 역할입니다.


휴머노이드는 앞으로 분명 일상 속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10~15년 내 휴머노이드 시장이 60억 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가격은 하락하고 성능은 향상될 것입니다. 10년 안에 기본적인 가사와 건강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로봇은 보급형 가전처럼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외로움의 근본 해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기술은 고독을 완화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쓸쓸한 설날은 어쩌면 미래를 준비하라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자녀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성숙입니다. 기술을 준비하는 일은 고독을 인정한 뒤 선택하는 전략입니다. 휴머노이드는 하나의 도구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대비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있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은 돌봄 기술의 결정적 전환기입니다.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기술이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기술은 멀리 있는 뉴스에 그칠 것입니다. 선택은 지금의 설계에 달려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방향으로 기술을 배치한다면, 휴머노이드는 외로움의 상징이 아니라 자율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답은 명확합니다. 휴머노이드 없이도 미래의 돌봄은 가능합니다. 다만 휴머노이드와 함께라면, 더 존엄한 돌봄이 가능합니다.

조선규 | 칼럼니스트  

조선규 칼럼니스트

 

35여 년간 교육과 기업 경영, 그리고 지역 사회 발전의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성장해왔다. “삶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교육을 통해 변화를 만들고, 기업을 통해 길을 열었으며, 현재는 사회 곳곳의 다양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며 더 따뜻하고 공정한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조선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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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규칼럼#휴머노이드돌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