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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차세대 ‘냉매 없는’ 고체 냉각 기술 혁신… 가전·AI 반도체·모빌리티 패러다임 바꾼다

이병교 전문위원
입력
폭증하는 AI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열 관리(Thermal Management) 수요의 최적 솔루션으로 급부상 실외기와 냉매 없애 유럽 전통 건축물 훼손 막아… 하이브리드 냉장고 상용화 시작으로 모빌리티·첨단 의료 기기까지 전방위 혁신 예고

인류를 더위로부터 구원한 에어컨의 발명가 윌리스 캐리어. 항간에는 그가 노벨상을 받지 못한 이유가 "심사위원들이 북유럽의 서늘한 국가 사람들이라 진정한 폭염의 고통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진다. 하지만 캐리어가 발명한 증기 압축식 냉각 방식은 100년이 지난 지금, 치명적인 모순에 직면했다.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거대한 압축기와 화학적 냉매가 역설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은 수백 년 된 고풍스러운 역사적 건축물과 도시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어, 외벽에 흉물스러운 실외기를 달거나 벽을 뚫어야 하는 기존 에어컨의 설치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전통을 고수하느라 에어컨 보급률이 낮았던 유럽에도 최근 살인적인 폭염이 닥치며 대안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 오랜 난제를 단번에 해결할 혁신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해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와 존스홉킨스대의 공동 연구 진행 당시 촬영한 기념 사진(왼쪽)과 공동 개발한 고효율 박막 펠티어 소자(오른쪽)
 

삼성전자는 존스홉킨스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 응용물리학연구소(APL) 라마 벤카타수브라마니안 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고효율 박막 펠티어(Peltier) 반도체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025년 6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며 기술적 가능성을 알린 바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 기술이 글로벌 시장의 뜨거운 화두로 급부상한 데에는 '실제 상용화 단계 진입'과 'AI 시대의 폭발적인 열 관리 수요'라는 명확한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압축기와 냉매를 버린 차세대 펠티어 냉각기술은 삼성전자가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APL)와 공동 개발한 이 혁신의 핵심은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에 기반한 고체 냉각 기술이다.

 

▲ 펠티어 반도체 소자의 냉각 원리

* 펠티어 효과란? 서로 다른 두 개의 반도체 소자에 전기를 가하면, 한쪽 면은 열을 흡수해 차갑게 만들고 반대쪽 면은 열을 방출해 뜨거워지는 열전 현상을 뜻한다.

 



기존 펠티어 소자는 화장품 냉장고 등 소형 기기에 국한되어 사용되었으나, 삼성전자 연구진은 완전히 새로운 나노 공학 기반의 반도체 박막 증착 공정을 도입하여 한계를 뛰어넘었다. 새롭게 개발된 '박막 펠티어 반도체 소자'는 기존 소자 대비 냉각 효율을 무려 75%나 끌어올렸으며, 펠티어 소재 사용량을 기존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줄여 양산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 '냉매 없는 고체 냉각(Solid-State Cooling)' 기술은 단순히 조용한 가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응답 속도가 월등히 빠르고 정밀한 온도 제어가 가능해 다양한 첨단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부피가 큰 실외기나 압축기가 필요 없어 진동과 소음이 전혀 없는 초소형 폼팩터 설계가 가능해진다.

 

특히 최근 들어 이 기술이 글로벌 시장의 뜨거운 화두로 급부상한 데에는 '실제 상용화 단계 진입'과 'AI 시대의 폭발적인 열 관리 수요'라는 명확한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 삼성전자 차세대 고체 냉각 기술의 주요 확장 분야

* "윌리스 캐리어가 발명한 에어컨이 첫 번째 냉각 혁명이었다면, 우리의 박막 펠티어 기술은 100년 만에 압축기와 냉매를 없앤 '두 번째 냉각 혁명'이다."

 

 

첫째, 삼성전자의 차세대 펠티어 기술은 '공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2025 R&D 100 어워드'에서 세계 100대 혁신 기술로 선정되며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동력임을 세계적으로 공인받았다. 

 

둘째, 올해 전 세계적으로 AI 투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에 필수적인 '열 관리(Thermal Management)' 솔루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전기 없이 열을 이동시키는 삼성의 무소음·초소형 고체 냉각 방식이 뿜어져 나오는 서버 발열을 제어할 최적의 대안으로 지목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험실의 기술이 우리의 일상으로 본격 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펠티어 소자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세계 최초로 900ℓ급 대형 모델에 상용화했으며, 효율을 개선한 3세대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대형 냉장고에 고체 냉각을 상용화한 곳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의 고풍스러운 건물 외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폭염에 완벽히 대비할 수 있는 기술이자, 화학적 냉매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친환경 혁신"이라며 "향후 가전을넘어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 전반에 고체 냉각 패러다임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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