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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미 여행에세이 『차마고도, 길 위의 존재 수업』 출간…“고통이 길이 되었고, 길이 존재를 가르쳤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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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기 외식업 운영 중 겪은 심리적·신체적 고통을 ‘걷기’로 통과해온 류현미 작가가 2,500km 차마고도 여정을 바탕으로 한 여행에세이 『차마고도, 길 위의 존재 수업』을 출간했다. 

'차마고도 ㅣ 길 위의 존재 수업' 앞 표지 / 저자 제공

작가는 “차마고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삶의 이유를 다시 배우는 고요한 교실”이라고 말한다. 출간을 기념해 지난 2월 10일(화) 오후 2시~5시 삼익아트홀에서 출간기념회(북토크)가 열렸다.

 

류현미 작가의 신간 『차마고도, 길 위의 존재 수업』이 독자들과 만난다. 이 책은 ‘차마고도(茶馬古道)’라는 오래된 길을 걷는 여정을 통해, 삶의 고통과 상실을 통과한 한 개인이 다시 ‘존재’로 귀향(歸鄕)하는 과정을 담은 여행에세이다.

'차마고도 ㅣ 길위의 존재 수업' 뒷 표지 / 저자 제공

저자는 2025년 38도를 넘나들던 무더운 여름, 2,500km 차마고도 길 위에서 스스로에게 “왜 차마고도였을까?”라고 물었다고 전한다. 그 답은 ‘계획된 모험’이 아니라, 팬데믹 시기 외식업을 운영하며 겪었던 막막함과 편두통, 그리고 새벽 산행으로 시작된 회복의 시간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처음엔 숨을 돌리기 위한 발걸음이었지만, 어느새 산을 오르며 나 자신을 되찾고 있었다”며, 고통이 길이 되고 그 길이 자신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었다고 회상한다.

'차마고도 ㅣ 길위의 존재 수업' 내용 일부 / 저자 제공

책에는 킬리만자로(5,895m), 안나푸르나 토롱패스(5,416m), 키나발루산(4,095m), 대만 옥산(3,952m), 몽골과 중국의 여러 산들, 국내 50대 명산을 거친 경험이 차마고도로 이어지는 내적 여정의 전사(前史)로 제시된다. 그 끝에서 만난 차마고도는 교역의 흔적이 아닌 “서로를 향해 나아간 인간의 발자국”으로 읽히며, 길을 ‘공간의 이동’이 아닌 “시간과 영혼의 순례”로 확장한다.

 

작가는 또한 길의 완성에 대해 “한 사람의 발걸음으로 시작되었지만 수많은 마음의 온기로 완성되었다”고 말한다. 고원의 바람, 마을의 아이들, 찻잔을 건네던 낯선 얼굴들까지—여정에서 마주친 모든 존재가 ‘스승’이 되었고, 그 만남들이 결국 책의 문장으로 귀결됐다는 설명이다. 류현미 작가는 “이 책이 독자 각자의 삶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다시 발견하고, 그 길 위에서 더 깊고 아름답게 존재하도록 돕는 작은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출간을 기념하는  '차마고도, 길 위의 존재 수업' 출간기념 북토크는 지난 2월 10일(화) 오후 2시~5시, 삼익아트홀에서 진행했다.  

'차마고도 길위의 존재 수업' / 감산 류현미 저자

행사 개요


  • 행사명: 『차마고도, 길 위의 존재 수업』 출간기념 북토크(강연)
  • 일시: 2026년 2월 10일(화) 오후 2시~5시
  • 장소: 삼익아트홀
  • 도서: 『차마고도, 길 위의 존재 수업』(류현미 지음) / 정가 28,000원
'차마고도 길위의 존재 수업' 출간기념회 단체 사진 / 감산 류현미 저자

저자 노트
 

나는 ‘여행기’를 쓰고 싶지 않았다.
나는 ‘살아낸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삶은 나를 흔들기보다
내가 나를 흔들어 깨우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괜찮지 않았던 마음,
멈춘 세계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던 하루들,
무너진 계획과 상실의 감각을
나는 오래도록 설명하지 못한 채 품고 있었다.

 

그때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한 걸음”을 내딛는 일이었다.
말이 아니라 호흡으로,
다짐이 아니라 땀으로,
산길을 오르며 나를 다시 세우는 일이었다.

 

차마고도는 그 모든 걸음의 끝에서 만난 길이었다.
그러나 그 길은 나를 ‘밖으로’만 데려가지 않았다.
오히려 내 안으로,
내가 외면했던 감정들로,
내가 잊고 있던 질문들로 나를 돌려보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나는 여러 번 멈춰 서서
‘내가 무엇을 지나왔는지’를 다시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걷고 싶었던 길은
단지 풍경이 아름다운 길이 아니라
삶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믿음이 남아 있는 길이었다는 것을.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지금 겪는 고통을 ‘견디는 방법’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존재를 잃지 않는 방법’으로 닿기를 바란다.
 

마음이 무너져 내릴 때,
한 걸음이라도 내딛게 하는 문장,
숨을 조금 더 길게 쉬게 하는 페이지,
다시 삶의 방향을 붙잡게 하는 작은 표지판이 되었으면 한다.

당신에게도 당신만의 차마고도가 있을 것이다.
 

그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당신이 지금, 오늘, 다시 시작하려는 자리에서
이미 조용히 펼쳐지고 있다.

 

길 위에서, 그리고 길 이후의 삶에서
당신의 존재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따뜻해지기를.

 

감선 류현미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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