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음악
[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21] 음악 속의 혁신가 – 세실리아 바르톨리

소프라노 지영순 전문위원
입력
고전과 바로크의 경계를 넘나들며, 옛 음악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보컬리스트

음악의 세계에서 혁신이란, 새로운 소리를 창조하는 것만이 아니다. 때로는 오래된 음악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감동’을 발견하는 일이다.

오늘의 주인공 세실리아 바르톨리(Cecilia Bartoli)는 바로 그런 혁신가다.

그녀는 고전과 바로크의 경계를 넘나들며, 옛 음악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보컬리스트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1. 이탈리아 로마에서 피어난 목소리

데뷔 초의 바르톨리

1966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세실리아 바르톨리는 성악가 부모 밑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음악과 함께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리듬감과 표현력을 보였던 그녀는, 마치 ‘노래하는 이야기꾼’처럼 무대에서 감정과 캐릭터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그녀는 젊은 시절 모차르트와 로시니의 오페라를 통해 단숨에 유럽 음악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특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로지나 역을 맡았을 때, 관객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악보 위에서 춤을 췄다.”

 

2. 바로크를 깨우다 – 잊혀진 음악의 부활

바르톨리는 단순한 소프라노가 아니다. 그녀는 ‘음악 고고학자’에 가깝다. 한때 잊혀졌던 바로크 시대의 아리아와 작곡가들을 찾아내어 그녀만의 해석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핸델, 비발디, 글루크, 살리에리 등 한때 역사 속에 묻혔던 이름들이 바르톨리의 숨결과 함께 다시 무대 위로 돌아왔다.

 

“나는 죽은 작곡가를 되살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영혼을 지금 이 무대에 불러오는 사람이다.” – 세실리아 바르톨리


그녀의 음성은 바로크의 화려함 속에서도 인간적인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 한 음절, 한 숨결이 모두 살아 있는 듯, 음악은 그녀의 몸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3. 고전 오페라의 여왕, 그리고 유머의 여인

바리톨리의 독집음반사진

세실리아 바르톨리의 무대에는 진지함과 유머가 함께 존재한다.

로시니 오페라의 재치 있는 장면에서 그녀는 눈빛 하나로 관객을 웃게 만들고, 비극적인 아리아에서는 한 줄의 숨결로 객석을 울린다. 이처럼 그녀는 노래와 연기의 경계를 허문 아티스트다.

음악적 카리스마와 유쾌한 인간미가 공존하는 그녀의 무대는 매번 하나의 ‘작은 연극’처럼 완성된다.

 

4. 레이블의 스타에서 예술감독으로

모나코 오페라의 예술감독으로서의 바르톨리

바르톨리는 화려한 레코딩 커리어를 넘어, 지금은 잘츠부르크 바로크 페스티벌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여성 예술가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항상 새로운 시도와 젊은 음악가 발굴에 앞장선다 .

이 점에서 바르톨리는 단순한 성악가가 아니라, 시대를 이끄는 예술의 리더로 평가받는다.

 

5. 시대를 부르는 목소리

최근 리사이틀에서 노래하는 모습

세실리아 바르톨리의 목소리는 시대를 초월한다. 화려한 기교 뒤에는 늘 진심이 있고, 과거의 음악 속에서도 오늘의 감정이 흐른다. 그녀의 노래는 단지 음정이 아니라,인간의 삶과 열정을 노래하는 언어다.
 

그녀는 클래식을 대중에게 가까이 이끌었고, “고전은 낡은 것이 아니라, 다시 들으면 새롭다”는 진리를 보여주었다.
 

예술의 미래를 설계하는 현대의 뮤즈


세실리아 바르톨리는 단지 노래하는 디바가 아니다. 그녀는 음악을 탐구하고, 시대를 잇고, 예술의 미래를 설계하는 현대의 뮤즈다.

그녀가 무대에 서면, 관객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예술’을 경험한다.
 

그녀의 목소리 속에는 세월이 있고, 인간이 있고, 무엇보다 음악이 주는 기쁨이 있다.

 

“나는 과거를 노래하지만,
그 속에는 언제나 현재가 숨 쉬고 있다.” – 세실리아 바르톨리


지영순의 삼삼한 음악이야기 21탄, 세실리아 바르톨리.

그녀의 노래는 시대를 초월한 감동으로, 오늘도 우리 마음 속에서 울리고 있다. 

Soprano  디바돌체  지영순 교수 
지영순 교수

이화여대 성악과 졸 
이탈리아 빠르나조아카데미아 졸 
이탈리아 오페라하우제아카데미 아디플로마 
러시아 쌍페떼르부르그음악원 디플로마 
오페라 라보엠,카르멘,휘가로의 결혼 등 주역 출연 
주성대,청주대,서원대,경기대대학원 강사 역임

현, 뮤직라이프 대표,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

소프라노 지영순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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