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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당신이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동안에도 제주의 바람은 흐른다》

류우강 기자
입력
5월 21일 ~ 6월 8일,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 기획전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제주갤러리에서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8일까지 기획전 《당신이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동안에도 제주의 바람은 흐른다》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사)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가 주최·주관하며, 제주 청년 예술가 고은지(도예), 김선영(설치), 정재훈(회화)이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릴케의 문장 시는 우리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과거이다”에서 출발해, 도시의 직선적 시간과 제주의 순환적 시간을 교차시키며 ‘비선형적 시간 경험’과 ‘감각의 층위’를 탐구한다. 빠르게 흐르는 도시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시간을 단절된 흐름으로 인식하지만, 바람과 빛, 공기와 같은 비물질적 감각은 과거를 현재로 불러내며 새로운 층위를 만들어낸다. 전시는 이러한 감각의 경험을 전시장 안으로 확장해 관람객이 스스로 시간의 감각을 재구성하도록 유도한다.


고은지 작가는 도예 작업과 함께 차를 매개로 한 감각적 경험을 제안한다. 관람객은 작가의 도자기에 담긴 차를 마시며 손끝의 온기와 향을 통해 현재의 시간을 신체적으로 체감하게 된다. 차를 따르고 마시는 행위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감각을 깨우고 시간을 지연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고은지, 바람길, 2022, 분청토, 제주동일유, 제주청수유, 150×100×100cm
고은지, 바람길, 2022, 분청토, 제주동일유, 제주청수유, 150×100×100cm

김선영 작가는 특정 장면을 완전하게 재현하기보다 일부 흔적만을 남겨 기억과 감각, 시간의 잔상이 포개지는 상태를 연출한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하나의 풍경을 감상하기보다 변화하는 감각의 흐름 자체를 경험하게 된다. 

김선영, 흔적의 정원Ⅱ, , 2025, 레진, 보존화, 혼합재료, 가변설치
김선영, 흔적의 정원Ⅱ, , 2025, 레진, 보존화, 혼합재료, 가변설치

 정재훈 작가는 제주의 오름과 바람, 자연의 흐름 위에 기억을 중첩시키며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풍경을 그려낸다. 그의 작품 속 장면들은 특정 장소나 시간에 고정되지 않은 채 부유하며, 도시의 직선적 시간과 제주의 순환적 시간이 한 화면 안에서 공존한다.

정재훈, 2024, 덮쳐 오는, acrylic on canvas, 72.7×60.6cm.

전시를 구성하는 ‘흙, 선, 색’은 시간과 감각을 드러내는 매개로 작용한다. 물질적 변형을 거친 흙은 시간의 축적을 담아내고, 흐르는 선은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시각화하며, 펼쳐지는 색은 경계를 특정할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제주의 풍경을 직접 재현한 이미지가 아닌, 감각적 요소를 통해 시간의 층위를 새롭게 경험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인 ‘티 세레모니(Tea Ceremony)’를 함께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5월 23일(토)과 6월 6일(토) 오후 2시에 전시장 내부에서 진행되며, 회당 약 50분 동안 운영된다. 참여 인원은 회당 5명 내외로 제한되며, 작품 소개와 티 세션, 감각의 기록과 대화, 자유 감상 순으로 구성된다. 신청은 제주갤러리 인스타그램(@jejugallery_seoul) 프로필 링크, 전화 02-730-0466, 또는 현장 방문을 통해 가능하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익숙한 일상의 시간에서 잠시 벗어나, 이미 흐르고 있는 시간 속에 자신을 놓아두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도시의 빠른 흐름과 제주의 느린 시간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관람객은 감각을 통해 시간을 새롭게 인식하고,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풍경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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