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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차려입은 토끼는 어디로 향하는가?— 이상윤 초대전 ‘Gentleman in Wonderland’에서 마주한 상상과 초월의 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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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차려입은 토끼는 어디로 향하는가?— 이상윤 초대전 ‘Gentleman in Wonderland’에서 마주한 상상과 초월의 자아

박성윤 기자
입력
갤러리 밀스튜디오, 7월 31알 ~ 8월 13일

 

[서울=코리아아트뉴스 박성윤 기자 ]도심 속 일상에 지친 발걸음들이 잠시 멈춰 설 곳, 서울 중구 다산로 갤러리 밀스튜디오에 상상의 자아가 펼쳐진다. 조각가 이상윤의 초대전 _‘Gentleman in Wonderland’_이 2025년 7월 31일부터 8월 1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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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이상윤의 초대전 _‘Gentleman in Wonderland’_


조용한 전시장 안에는 토끼의 형상을 한 젠틀맨이 관람자를 맞이하고 있다. 그는 다정하게 웃고 있지만, 어쩐지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당신의 초자아는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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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이상윤의 초대전 _‘Gentleman in Wonderland’_

 조각 세계는 현실을 넘어서 있다. 원통, 원뿔, 큐브, 사각 구조와 같은 기하학적 형태는 꿈속 풍경처럼 배치되어 있으며, 그 속에서 토끼 인간 ‘젠틀맨’은 우아하게 걸어간다. 작가는 이러한 조형언어로 인간의 자아와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다. 이는 단지 형태적 실험이 아니라, 한국적 신화와 철학적 사유가 엮인 서사이다. 전설 속 옥토끼가 불꽃에 뛰어들어 달나라에 이르듯, 이상윤의 젠틀맨은 고난과 초월의 여정을 조형화한다. 토끼는 단정하게 옷매무새를 여미고, 자신을 성찰하며 앞으로 나아간다—마치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의지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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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이상윤의 초대전 _‘Gentleman in Wonderland’_

이러한 초현실적 공간은 작가가 말하는 ‘오토마티즘(automatism)’, 즉 무의식의 흐름에 따라 형성된다. 익숙한 사물들 사이에서 생성되는 자동적 상상은 꿈과 연결되고, 그것은 곧 작가가 추구하는 초자연적 자아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이상윤은 이를 현대판 애니미즘이라 명명하며, 인간과 사물이 상상 속에서 새롭게 소통하는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시간성과 공간성이 얽히고설켜 있으며, 관람자는 조각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삶의 메타포를 경험하게 된다.
 

작가의 내공은 깊고 넓다. 강원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 졸업 후, 스페인 살라망카 대학에서 현대미술사학을 수학했고, 국민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수많은 개인전과 아트페어, 단체전에서 존재감 있는 작품들을 선보여온 그는 한국 현대조각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현재는 강원대학교에서 강의하며, 한국 현대조각초대전 운영위원, 전국 조각가협회 이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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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이상윤의 초대전 _‘Gentleman in Wonderland’_

‘Gentleman in Wonderland’는 단순히 미적인 감상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각자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지금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조형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끌어낸다. 이상윤의 토끼는 상상 속 존재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낸 내면의 자아일지도 모른다.

 

전시 정보 안내

  • 전시명: 이상윤 초대전 Gentleman in Wonderland
  • 전시기간: 2025년 7월 31일(목) ~ 8월 13일(수) (전시기간 중 무휴)
  • 관람시간: 오전 11:00 ~ 오후 6:00
  • 전시장소: 서울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 빌딩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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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조각가#갤러리밀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