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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의 時부렁調부렁]

【김선호의 時부렁調부렁 41】 한강의 일생

시인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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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일생

김선호 

 

  물에 물 탄듯하다기에 물이 한번 되어보나니

 

  태백산맥 금대봉 검룡소를 뛰쳐나와 대성쓴풀 가시오갈피나무 나도범의귀 모셔가며 양지꽃 졸방제비꽃 오만 꽃도 피워내며 굽이굽이 돌고 돌아 아뜩해진 아우라지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가슴팍 헤집어놓는 아리랑도 빚어보고 동강 달천 메기 송어 물고기도 키워가며 서울 복판 가로질러 만백성 먹여 살리고 강화도 노을 받으며 황해로 사라지나니 내 한생 지나오며 낮은 데로 임하면서 높은 곳을 마주하면 돌아 나와 다시 가니 이 몸이 가는 길 일러 법()이라고 안 하드나 물 흐르듯 순탄하고 막힘 없는 게 법이거늘 요즘 보니 법이 어째 요상하게 날뛰드만 물처럼 환히 보이는데도 보는 눈은 각각이라 아무리 떠들썩해도 진 빠져야 수색하고 유죄랬다 무죄랬다 우왕좌왕 뒤바뀌고 거물을 심판할 때는 어질머리 더하데이

 

  역류를 나도 해봤제, 센 놈 앞에선 할 수 없드만

한강-반포교 일대(사진출처-digipine.com)
한강-반포대교 일대(사진출처-digipine.com)

한강 발원지의 다양한 주장에 대하여, 1987년 국립지리원은 금대봉 검룡소를 공식 인정하며 논란을 매듭지었다. 검룡소 일대는 대성쓴풀, 나도범의귀 같은 멸종위기식물을 비롯하여 두메닥나무, 선괭이눈, 졸방제비꽃 같은 희귀 야생화가 다수 자생한다.

 

한강 본류인 남한강은 골지천, 조양강, 동강, 달천, 청미천 등의 이름으로 정선, 영월, 제천, 충주, 여주를 지나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하고 서울과 인천을 거쳐 서해로 흐른다. 골짝마다 흐르는 지류를 아우르고 수많은 동식물을 키워내며 사람에게 필요한 식수원을 제공하는 민족의 젖줄이다.

 

한자 법()은 원래 갈 거()자 위에, 선악과 시비를 판단하는 상상의 동물 해태 치()자가 함께 있었으나 간결성을 추구하는 소전에서 치()자를 뺐다. 오늘날은 파자(破字)하여 물이 흐른다고 자의를 해석한다. 법이란 물이 흘러가듯 공평하고 순탄해야 한다는 속뜻을 품은 것이다.

 

굵직굵직한 사건들 앞에서 법의 잣대가 요동친다. 법률이 같을 터인데 해석은 다양하다. 심지어 극명하게 대립할 때도 있다. 수사 과정도 다르지 않다. 언론에서 시끌벅적해도 압수수색은 늘 뒷북이다. 무슨 절차나 과정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으나 증거를 없애면 어쩌지 하는 우려가 인다. 법에 문외한이니 그저 걱정만 깊을 뿐이다.

김선호  시인,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  

김선호 시인

조선일보 신춘문예(1996)에 당선하여 시조를 쓰고 있다시조를 알면서 우리 문화의 매력에 빠져 판소리도 공부하는 중이다직장에서 <우리 문화 사랑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으밀아밀』 『자유를 인수분해하다』등 다섯 권의 시조집을 냈다.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로 활동하며, 충청북도 지역 문화예술 분야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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