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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의 하루에 시 한 편을 205] 백성의 "단감 영감 땡감 영감"
문학/출판/인문
[ 이승하의 하루에 시 한 편을 ]

[이승하의 하루에 시 한 편을 205] 백성의 "단감 영감 땡감 영감"

이승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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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 영감 땡감 영감

 

백성 작사

송택동 작곡

잠원합창단 노래

 

단감 영감 감나무엔

단감이 주렁주렁

귀여운 까치가 찾아와

반가운 손님 오셨다고 까악까악

마음씨 착한 단감나무엔 언제나

웃음소리 가득가득 단맛이 소록소록

 

땡감 영감 감나무엔

땡감이 주렁주렁

배고픈 까마귀 찾아와

땡감 하나 먹겠다고 꺼억꺼억

심술궂은 땡감 영감 하나도 아깝다고

긴 장대로 휘익휘익 찬바람 윙윙 윙윙

 

감나무  [ 이미지 : 류우강 기자] 

  [해설

 

  아름다운 노래 여행 콘서트

 

  어제 920일 오후 3시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포은대로에 있는 포은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는 백성 작가와 함께하는 제1차 아름다운 노래 여행 콘서트가 열렸다. 중앙대 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 수료한 나보다 10년 연상의 제자 백성 작가의 동요와 가곡 4편 외 여러 작사가의 작품 17편이 발표되는 자리였다. 작곡은 2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송택동 작곡가의 작품이었는데 아주 실력 있는 동요 작곡가라 내심 감탄하고 감동하였다. 나는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여섯 명 제자와 함께 참으로 아름다운 시간을 가졌다. 조재학 시인은 이상한 나라에 온 엘리스 같아요.”라고 말했다. 혼탁한 세속에서 살다가 아이들이 해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천국에 온 느낌이 들었다. 장성유 작가가 음향 담당 총지휘를 하고 있어서 너무나 반가웠다.

 

  호주에 이민 간 교민들에게 들은 이야기다. 한국의 고향 풍경을 떠올리면 반드시 감나무가 등장한다고 했다. 감나무는 어느 특정 지역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거의 전국적으로 자라는데 양반집마다 마당 한켠에 서 있어 동네 아이들의 군침을 흘리게 했다. 인심이 후한 단감 영감이 있는 마을의 아이들은 감을 깊은 가을에 맛볼 수 있었지만 욕심이 많은 땡감 영감이 있는 마을의 아이들은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구경만 하였다.

 

  요즈음엔 과일 중 감이 제일 인기가 없다. 시골에 가면 정말 탐스럽게 감이 열려 있는데 따가는 사람이 없다. 감을 딸 노동 인력도 없고 감을 보관할 창고도 없고 감을 먹을 아이들도 없는 것이다. 한 개 감나무에 백 개가 넘는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풍성해지고 자연이 행하는 기적에 감동의 몸서리를 치게 된다. 내 집 마당에 감나무가 있었다면 나는 땡감 영감이 되었을 것이다. 야 이놈들아! 어딜 얼쩡거리냐! 썩 꺼지지 못할까!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 쫓아내고는 광에 보관하면서 겨울 내도록 혼자 야금야금 먹었을 것이다

  시와 소설 쓰기에 이어 동요 보급 운동에 뛰어든 백성 작가의 아이 사랑에 큰 박수를 보낸다. 

 

  [백성 시인]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중앙대 예술대학원 전문작가과정(시 전공) 수료. 2015년 《문학나무》에 시 「처서」 외 4편이 추천되어 등단. 2019년 제7회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 우수상 수상. 2021년 제4회 문학나무숲 소설상,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 수상. 2024년 제5회 황순원스마트소설 금상 수상.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현 수지문학회 회장. 시집 『백수선생 상경기』『천상의 소리』『홍사를 풀며』, 소설집 『번트사인』 『옥수동 불빛』 등이 있음.

 

이승하 시인,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이승하 시인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시집 『우리들의 유토피아』『욥의 슬픔을 아시나요』『생명에서 물건으로』『나무 앞에서의 기도』『생애를 낭송하다』『예수ㆍ폭력』『사람 사막』 등

 

평전 『청춘의 별을 헤다-윤동주』『최초의 신부 김대건』『마지막 선비 최익현』『진정한 자유인 공초 오상순』

 

지훈상, 시와시학상, 편운상, 가톨릭문학상, 유심작품상, 서울시문화상 등 수상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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