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위예술가 성백, 부산문화재단 ‘2026 올해의 포커스 온’ 작가 선정
부산을 기반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해온 전위예술가 성백 작가가 부산문화재단의 ‘2026 올해의 포커스 온(Focus On)’ 작가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27년간 행위예술의 현장을 지켜온 성백 작가의 독보적인 예술세계와 한국 현대미술사에 대한 기여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평가된다.

부산문화재단의 ‘포커스 온’ 사업은 지역 예술 생태계를 지탱해온 중견 작가를 집중 조명하고, 이들의 예술적 자산이 단절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브랜딩 프로젝트다. 성백 작가는 앞으로 2년간 작가 연구와 아카이빙, 브랜딩 전반에 걸친 집중 지원을 받게 된다.

성백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부산 행위예술의 기반을 다져온 인물로, 2007년 ‘한국 퍼포먼스 40년 40인’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행위예술 3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작업 세계는 고정된 형식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생성과 확장을 지향하는 ‘openARTs’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형화된 예술 문법을 해체하고 대지의 물성과 첨단 기술을 결합하는 그의 시도는 작품과 작품 사이의 맥락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감각의 지평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획자로서의 역량도 주목된다. 성백 작가는 2008년부터 15년간 부산국제행위예술제를 이끌며 지역 예술 생태계 형성에 기여했으며, 부산 장전동의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머지)’를 중심으로 장르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 시도를 이어왔다. 이 공간은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거점이자 국제 교류의 장으로 기능하며, 부산을 넘어 한국 다원예술계의 상징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성백 작가의 25년이 넘는 예술 궤적을 본격적으로 정리하고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1999년 첫 퍼포먼스 개인전 ‘나비를 기억하며...’를 시작으로, 부산 현장예술의 생생한 기록과 ‘ARTsBUS’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펼친 글로벌 프로젝트까지 방대한 아카이브를 체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다큐멘터리 제작, 전자도록 발간, 공식 홈페이지 고도화 등이 추진되며, 성백 작가만의 독창적 예술관인 ‘openARTs’를 대중과 학계에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019년 시베리아에서 진행된 ‘ARTsBUS 월드 투어’ 사진과 2025년 개인전 ‘Messenger_on the Road_경계를 넘는 그림자’, 자동차 내부 설치 작업 ‘Messenger_멸종의 시작’, 2022년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서의 라이브 퍼포먼스 장면, 그리고 성백 작가 사진이 함께 실려 있어 그의 작업이 퍼포먼스와 설치, 이동형 프로젝트, 전시 공간을 넘나들며 확장돼 왔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성백 작가는 선정 소감에서 “때로는 외롭고 고단했던 시간들이 이번 선정을 통해 큰 위로를 받는 기분”이라며, 1999년 첫 전시부터 유라시아 횡단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현장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도 가려 하지 않았던 길이었지만, 거친 현장에서 늘 곁을 지켜준 동료 예술가들이 있었기에 멈추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동료 예술가들과 함께 걸어온 시간의 의미를 강조했다.

성백 작가는 2026년 한 해 동안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거친 뒤, 2027년 또 한 번의 파격적인 변신과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포커스 온’ 선정은 한 예술가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한국 현대미술사의 유기적 가치를 보존하고 확장하는 중요한 실천으로 읽힌다. 성백의 전위적 실험정신이 이번 계기를 통해 동시대 미술 담론 속에서 다시 조명되고, 대중과 더욱 깊이 호흡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