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모네의 그림 속 경제사, 책으로 다시 읽다
모네의 세관 오두막, 풍경화 속에 숨겨진 경제사
예술은 종종 시대의 공기를 담아내는 그릇이 된다. 클로드 모네의 세관 오두막 연작을 바라보면,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경제사의 파편들이 은은히 스며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폴레옹 시대의 대륙 봉쇄령, 자유무역의 부침, 그리고 현대의 관세 정책까지—노르망디 해안 절벽 위에 덩그러니 놓인 작은 오두막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증언하는 무언의 기록물이다. 모네는 이 오두막을 30여 점의 그림으로 남기며, 잊혀진 경제적 배경을 예술 속에 녹여냈다.

최근 출간된 《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책은 모네의 작품을 시작으로 덴마크 증권거래소 화재, 단체 초상화 〈코펜하겐 증권거래소에서〉 등 다양한 명화를 통해 산업·무역·자본의 흐름을 탐구한다. 그림 속에 숨겨진 경제 이야기를 풀어내며, 예술과 경제가 어떻게 서로를 비추고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 김치형은 경제방송 기자와 기업 임원을 거쳐 현재 한국경제TV 앵커, MBC라디오 진행자로 활동 중이다. 그는 복잡한 경제 이론을 명화라는 친숙한 소재로 풀어내며, 경제가 결코 숫자와 그래프 속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덴마크 해운기업 머스크의 성장, 안데르센의 고향 오덴세가 로봇 도시로 변모한 이유 등은 그림 제작비 충당 방식과 자본 시장의 논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는 경제서를 어렵게 느끼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다. 그림 한 점을 통해 경제를 이해하는 방식은 딱딱한 이론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바꾸어주며, 동시에 예술 감상의 폭을 넓혀준다.
예술과 경제, 두 세계의 교차점
예술은 시대의 사회적·경제적 상황을 반영하고, 경제는 예술의 창작과 감상에 영향을 미친다. 모네의 세관 오두막이 보여주듯, 작은 풍경 속에도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이 숨어 있다. 《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는 이 교차점을 탐구하며, 독자에게 세상을 더욱 폭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