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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세이] 코스모스 길을 걷다_류안
류우강 기자
입력
안개의 길 위에서

코스모스 길을 걷다 /류안
가을의 어느 날, 안개가 낮게 깔린 들판을 걷는다.
길은 말없이 굽이치고, 그 곁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분홍빛, 흰빛, 연보랏빛의 꽃잎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마치 누군가의 속삭임처럼 마음을 간질인다.
이 길은 목적지를 말하지 않는다. 그저 걷는 이의 발걸음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꽃들은 그 길을 따라 피어나며 지나가는 이의 기억을 하나씩 붙잡는다.
안개는 풍경을 흐리게 하지만, 오히려 마음은 더 선명해진다. 복잡했던 생각들이 꽃잎 사이로 흩어지고, 나는 그저 지금 이 순간, 이 길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조용한 위로를 받는다.
코스모스 길은 계절이 만든 선물이다.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속도는 느려지고, 마음은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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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길 위에서/류안
안개는 풍경으로 조용히 말하고
바람은 꽃잎 사이 속삭이며 지나간다
이 순간
가슴 속 꽃길에
누군가가 오고 있다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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