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이벤트
전시

만욱 개인전 《글리치 정원 – 작동하는 식물, 자라는 기계, 망설이는 인간》

작가 이종희 전문위원
입력
서울 종로 갤러리마리, 12월 24일 – 2026년 1월 30일

인간·기계·식물의 공존을 실험하는 정원

 갤러리마리가 오는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30일까지 만욱의 개인전 《글리치 정원 – 작동하는 식물, 자라는 기계, 망설이는 인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인간 중심의 가치 판단 속에서 주변으로 밀려난 비인간 존재들—식물, 기계, 시스템—을 다시 안으로 불러들이며, 생태적 관점에서 동시대 창작의 조건을 재고한다.


만욱은 2018년부터 이어온 ‘기계인간’ 연작과 2024년 〈잡초 보호구역〉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유용함과 무가치함의 구분을 지속적으로 질문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 문제의식이 집약된 자리로, 흔히 실패나 오류로 인식되는 ‘글리치(Glitch)’를 새로운 가능성이 발아하는 조건으로 재해석한다.

글리치 정원의 해를 향해 To the Sun of the Glitch Garden _ 91 x 116.8 x 2.
글리치 정원의 해를 향해  _ 91 x 116.8 x 2.5cm (50F)_ oil, acrylic on linen_2025

작동하는 시스템으로서의 전시 

전시는 식물·기계·인간이 얽힌 하나의 작동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식물은 기계가 제공하는 인공조도에 반응하며 자라고, 기계는 인간의 움직임과 환경 변화에 반응한다.

  • 작가의 기존 작업 데이터는 생성형 AI와의 협업을 통해 증폭된 이미지로 되돌아오며, 예측 불가능한 생성 과정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결과를 통제하는 주체가 아니라 조건을 설계하는 존재로 위치하며, 동시에 시스템 밖으로 밀려나는 경험을 감내한다.

늘 (없는)무언가를 찾거나 쫓아 We desire what others desire _ 91 x 116.8 cm _ Pigment Print on Hahnemühle William Turner 310 gsm( Genprint )_2025-850.png 설명
늘 (없는)무언가를 찾거나 쫓아  _ 91 x 116.8 cm _ Pigment Print on Hahnemühle William Turner 310 gsm( Genprint )_2025

‘망설임’의 미학과 윤리 

전시 부제에 포함된 ‘망설임’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윤리적 태도를 의미한다. 이는 지배와 통제를 유예하고,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떤 조건 속에서 공존하는지를 주의 깊게 살피는 태도다. 관람자는 식물의 성장, 기계의 반응, 빛의 변화,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사운드를 동시에 경험하며, 인간·기계·식물이 서로의 조건이 되어 함께 자라는 공존의 구조를 마주하게 된다.

다차원의 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No door to the multidimensional exists _ 130.3 x 162.2
다차원의 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_ 130.3 x 162.2 x 3.5 cm (100F) _ acylic on linen _ 2025

 “누가 누구를 자라게 하는가” 

만욱은 이번 전시를 통해 “누가 누구를 자라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식물은 기계의 빛에 의존해 자라지만, 기계는 인간의 상태에 반응한다. 그는 챗GPT와 생성형 AI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작업 데이터가 ‘증폭된 이미지’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경험하며, 경이로움과 혼란이 공존하는 순간을 맞이했다고 말한다.


작가는 “나는 방향을 제안할 뿐, 결과를 완전히 결정하지 못한 채 개입과 방임 사이에서 망설인다. 우리는 어디쯤에서 함께 자라야 하는가”라고 전한다.

더듬이가 돋은 기계 _ 118cm x168 x 2.5 cm _ acrylic on linen _ 2021
더듬이가 돋은 기계 _ 118cm x168 x 2.5 cm _ acrylic on linen _ 2021

전시 정보


  • 관람일정:  2025년 12월 24일 ~ 2026년 1월 30일. 
                        화–토요일 11:00–19:00 (매주 일·월 휴관)
  • 장소 : 갤러리마리 (서울 종로구 경희궁1길 35, 마리빌딩)
  • 웹사이트: gallerymarie.org
  • 인스타그램: instagram.com/gallerymarie_
  • 문의: 02-737-7600 / [email protected]
  • 만욱 작가

이번 전시는 오류와 흔들림을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으로 제안하며,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의 전환을 모색한다. 《글리치 정원》은 동시대 예술이 나아갈 또 다른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이 될 것이다.

작가 이종희 전문위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만욱작가#manwook#글리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