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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탐구] 수묵의 線과 行.... 박창열 한국화 작가 개인전

화가 박영석 기자
입력
서울 황창배 미술관, 11월 24일 ~ 12월 4일
박창열 개인전

황창배미술관의 백색 벽면 위에 펼쳐진 수묵의 소나무는 고요한 울림을 전한다. 박창열 작가의 개인전 ‘선-행’은 선(線)을 따라 걷는 삶의 여정을 담아내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작가는 수묵의 물성과 한지의 질감을 통해 자연의 언어를 읽고, 일상의 변화 속에서 시각적 화엄의 세계를 펼쳐낸다.

박창열 작가를 만나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보았다
 

이번 전시 제목이 ‘선-행’이라고 붙인 의미가 특별히 있습니까?

그림은 선을 따라 걷는 여행과 같다. 
획으로 시작해서 획으로 마름할 때까지...라고 끝 말을 잊지 못하고 상념에 빠진다.

 

잠시 침묵이 흐른 다음 이어서, 
이번 전시에서 일반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삶에 있어서 일상의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변화가 우리가 만나는 시각적 화엄의 세계라고 여기며, 
저도 같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 인간 중심의 시선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언어를 찾고 읽어 내려 합니다. 

마치 소나무가 나에 말하는 걸 듣는 것처럼 공존의 지혜를 배우고 무언가를 자연에게 돌려주고 싶은 소박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60호 97.0×130.3cm 영주 금선정 송운

작품(수묵화)은 어떤 기법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까?

오랫동안 수묵의 물성을 고민해왔습니다. 수묵의 확장성을 생각하면 무한한 작업의 세계인데 실마리를 찾기 힘들고 늘 부딪쳐보고 실패하는 과정의 반복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캔버스에 한지 초벌을 하고 두께가 있는 한지를 배 접하여 작업합니다. 
바탕이 많이 거칠고 순화되지 못한 단점은 있지만 나름 독특한 배색의 질감이 남아있어 독특한 느낌을 살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소통하고 변화해 나가는 부분에 대한 작가의 특별한 표현이 있다면....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대부분 자연의 언어를 교감하고 색감이나 선, 점 등의 시각 기호로 서술하는 조형언어를 습득하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이 어떻게 감동을 주는가 하는 감각적인 부분은 모두 다를 수 있고 사각의 평면 안으로 끌어들여 나타내는 방법에서 고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삶의 일상적인 부분들과 작업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 되도록 일기에 적는 낙서처럼 삶의 부분들이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10호 40.9×53.0cm 정이품송 장자목-몽촌 수묵 canvas  한지 

현재 지구촌은 과소비로 인해 쓰레기가 과다하게 쌓여가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환경과 관련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소나무는 우리 시대에 우리 삶에 가까이 있지만 인식하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칠 때가 많지만 공해와 기후 등의 위기 속에서 생존의 절박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늘 선택과 기로에서 실존을 경험하는 문제가 담겨 있습니다.  서로 마주 보면서 위로하는 관계를 생각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추구했던 화풍과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와 달라진 부분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합니까?

지난 작품을 둘러보며 일부는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전시를 할 때마다 맘에 드는 작업과 미진한 작업이 공존했는데 늘 마음에 걸려서 정리를 하다 보니 기법이나 대상에 대한 이해의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은연중 가는 필선을 피하고 필획의 강함을 담으려 했던 점에서 먹색의 힘을 빼고 좀 더 부드럽고 밝게 표현한 것과 가는 필선을 담으려 한 점 등이 조금 달라진 부분 같습니다.

 

몽촌 송운 (60.6 X 72.7) 수묵 Canvas 한지 

황창배문화재단 황운하 상임이사는 “박창열 작가의 작품이 전하는 깊고 넓은 감동은 그의 삶과 그림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에서 비롯된다”며 “동양예술의 정신과 양식, 문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 그의 작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자연과 일상을 향한 겸손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자연의 무한히 순환하는 능력을 예술 창조력으로 전환하려 하기보다는, 작가와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자연의 이타성과 상생, 그리고 그 꾸준함을 사랑하고 그 마음을 읽고자 한다.

박창열 개인전 (황창배 갤러리) 박영석 기자 촬영

이번 11월 24일부터 12월 6일까지 걸쳐 황창배미술관 1층 오묘서울에서 전시하는 박창열 작가의 작품은 이전 작품과 비교하면 더 담백하고 더 섬세하다. 작가의 초기 소나무 작품이 작 가의 작품에 대한 열정을 담아냈다면, 최근의 작품은 작가의 삶과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드러낸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창열 작가의 작품이 정적(静的)인 것은 아니다.  그의 작품은 오히려 끊임없이 나아가고[行] 있다. 소나무는 그곳에 심긴 채 나아가고 [行], 작가의 마음과 눈 속에서 또 나아가며[行], 그렇게 종이 위에 옮겨진 소나무는 감상자의 마음속에서 또 나아간다[行]. 


작가의 삶과 일상을 살아내는 이리도 담백한 태도가 날마다 나아 가는 소나무를 통하여 감상자에게 잘 전달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창열 작가 
 

경력
-제6회 황창배미술관 개인전 및 개인전 6회


-기획전 구룹전 100회 이상
2020. Gart fair seoul. 블루갤러리
2020. 인천 한국화 대제전. 인천문화예술회관
2021. 황창배를 기억하다전. 동덕미술관
2023.고양국제아트페어.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2023. 아트락페스티벌. 스타필드 코엑스몰
2024. 대한민국 미술박람회
2025. 후소회. 인사아트플라자
2025. 파릉팔경을 찾아서. 갤러리 이사케이
이메일: [email protected].
연락처: 010-4219-6961

 

화가 박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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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배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