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협, “미술대전 등 주요 사업은 정상 추진”…후보자 3인 요구 사실상 거부
[코리아아트뉴스 류우강 기자] 한국미술협회(이하 한국미협)가 제25대 이사장 재선거 중단 이후에도 미술대전 등 주요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선거 후보자 3인이 요구한 ‘선거 전까지 협회 주요 사업 전면 중단’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두성 임시이사장은 7일 전 회원에게 발송한 공문에서 “이사장 선거와는 별개로 협회의 본연의 사업은 중단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선거만을 기다리며 협회 활동을 멈추는 것은 협회의 정체성과 존재 의미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사장 후보자 3인 “선거 전까지 모든 사업 중단하라 ”
앞서 제25대 이사장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 3인은 법원의 선거 중단 결정 직후 공동 입장을 통해 “공정한 선거가 보장되기 전까지 협회의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선관위 재구성과 선거 일정 재조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미술대전, 국제 교류 사업, 지회 지원 사업 등 협회 예산이 투입되는 주요 사업의 집행을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로 간주하며, 임시이사장의 권한 범위를 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협회 “운영 공백은 더 큰 혼란…책임 있게 추진할 것”
이에 대해 협회는 “법원의 결정으로 선거는 중단됐지만, 협회의 운영까지 정지할 수는 없다”며, “상임이사 및 원로들과 협의해 책임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두성 임시이사장은 “회원 간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하고, 협회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미술계 반응 엇갈려…“운영 지속” vs “정당성 상실”
미술계 내부에서는 협회의 결정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협회가 마비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운영을 지속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선거가 무산된 상황에서 협회가 주요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정당성을 상실한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원로 작가는 “이사장 선거가 4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가 내부 신뢰를 회복하려면 먼저 공정한 선거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