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은주 개인전 《베렝이 자파리: 침투(浸透)》,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개최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제주갤러리가 오는 4월 9일부터 4월 27일까지 청년작가 현은주의 개인전 《베렝이 자파리: 침투(浸透)》를 연다. 이번 전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지역 작가들의 수도권 진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한 ‘2026 제주갤러리 전시 대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시 중 하나로, 현은주 작가가 두 번째 순서로 발표한다.

베렝이 자파리, 주변적 존재의 은유
현은주 작가는 주류가 아닌 비가시화된 존재들의 생존 방식에 주목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그는 작품 속 작은 존재들의 이동과 흔적 남기기를 ‘베렝이 자파리’라 명명한다. ‘베렝이’는 제주 방언으로 벌레·구더기·지렁이 같은 미시적 존재를 뜻하고, ‘자파리’는 아이들이 무언가를 갖고 노는 장난이나 소일거리를 의미한다. 두 단어의 결합은 중심이 아닌 자리에서 은밀하게 사회에 침투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을 은유한다.

작가는 붓 대신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먹물에 적셔 장지에 드로잉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나무젓가락은 표면 저항이 강해 선과 점이 예측 불가능하게 파열되거나 끊기며 번지는데, 이로 인해 드로잉은 완성된 결과물보다 속도·에너지·감정의 기록에 가까운 형태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는 서사적 동선으로 설계되어 있다. 관람은 외부 세계와 분리된 흑백 공간에서 시작해, 색채 기반의 청년기 감정 층위를 지나, 작가의 취향과 유년의 기억을 보여주는 ‘작가의 방’으로 이어진다. 외부에서 내부로, 구조에서 감각으로, 시선에서 취향으로 스며드는 이 흐름은 전시 제목의 ‘침투(浸透)’와 긴밀히 맞닿는다.
작가는 전시 기간 동안 갤러리에 상주하며 ‘작가의 방’에서 스케치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관람자는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작가가 실시간으로 남기는 궤적을 목격하게 된다. 이는 베렝이가 세계 속을 이동하며 흔적을 남기듯, 작가 역시 관람자와 같은 공간 안에서 현재진행형의 드로잉 행위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현은주 작가는 “자리에 앉아 끄적이며 손을 놀리다 보면, 언젠가부터 구더기, 지렁이, 노래기 따위의 베렝이들이 환시처럼 꾸물거리며 등장한다”며, “나는 내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처럼 사람들이 그것들을 낱낱이 바라볼 수 있기를, 작품 내의 요소들 하나하나가 움직이고 숨 쉬는 객체로 보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 정보
전시명: 《베렝이 자파리: 침투(浸透)》- 작가: 현은주 (1996~)
- 기간: 2026년 4월 9일 ~ 4월 27일
- 장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인사아트센터 B1 제주갤러리
-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입장 마감 오후 6시 30분)
- 휴관: 매주 화요일
- 관람료: 무료, 오픈식 없음
작가 약력
개인전:- 2026 《베렝이 자파리: 침투》 / 제주갤러리 / 서울
- 2025 《베렝이 자파리》 / 포지션민 / 제주
- 주요 단체전:
- 2025 제주4.3미술제 《타오른 바람, 이어든 빛》 / 산지천갤러리 / 제주
- 2025 시월항쟁예술제 《그녀들의 시월》 / 향촌문화관 / 대구
- 2024 제주4.3미술제 《봄은 불꽃처럼》 / 산지천갤러리 / 제주
- 2022 3인 기획전 《구름과 빛》 / UDA갤러리 / 제주
- 2021 4인 기획전 《SEESAW》 / 델문도르스터스 / 제주
- 수상:
- 2015 제41회 제주특별자치도 미술대전 한국화부문 특선
이번 전시는 주변적 존재의 은유와 침투의 서사를 통해 관람자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제주에서 출발한 청년작가의 작업이 서울 인사동 중심부로 스며드는 과정은, 작품의 주제와 전시 공간의 맥락이 맞물리며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