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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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 29] 강렬한 색과 고요한 먹의 울림 — 김영화 작가의 치유적 회화 세계

류안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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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아트쇼의 현장에서 관람객들은 특별한 감흥을 경험했다. 조선 회화의 거장 김홍도의 후손으로 알려진 김영화 화가의 작품을 다시 만난 순간이었다. 

그의 회화는 전통의 맥을 잇되,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기억과 자연, 치유와 회복이라는 주제를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주흘산의 숨결〉과〈치유—기억의 폭포〉는 그가 구축해온 독창적 세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김영화 ㅣ〈주흘산의 숨결〉 (2025, 먹과 분채, 90×73cm)

주흘산의 숨결〉


주흘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세월과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생명의 맥이다. 김영화는 산이 품고 있는 고요한 힘과 깊은 호흡을 화폭 위에 옮겨 담았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도 살아 숨 쉬는 산의 온기, 오랜 시간 풍파를 견디며 지켜온 자연의 의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위로와 평온이 화면 속에서 하나의 리듬으로 흐른다. 붓질은 산의 숨결처럼 부드럽게 흐르고, 색채는 계절과 빛을 품은 생명의 파동처럼 번져 나가며, 관람자는 작품 앞에서 자연이 들려주는 조용한 노래를 듣게 된다. 

김영화 ㅣ〈치유—기억의 폭포〉 (2025, 먹과 분채, 60×160cm)

〈치유—기억의 폭포〉
 

푸른 흐름이 위에서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장면은 거대한 폭포처럼 기억의 순간들을 상징한다. 때로 아프고 때로 눈부셨던 삶의 조각들이 시간이 흐르며 정화되고 치유의 에너지로 변해, 우리 안에 고요와 힘을 남긴다. 강렬하게 내려오는 파란 에너지는 흔들리지 않는 자기 중심과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생명의 기운을 의미하며, 색채의 번짐은 상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고 단단한 존재로 변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과거의 기억이 흘러내리며 새로운 빛으로 재탄생되는 회복의 순간을 그린다.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김영화 작가 

서울아트쇼에서 만난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관람자에게 새로운 세계를 본다는 경험을 선사한다.  김영화의 작품은 강렬한 빨강과 파랑, 흰 공간과 먹의 대비를 통해 관람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색과 면의 구성은 단순한 시각적 충격을 넘어, 관람자를 침잠의 세계로 안내하며 치유의 힘을 체험하게 하는 독창적 언어다. 바로 이 점이 김영화 작가만의 아이덴티티이며, 그의 회화가 지닌 강점이다.


새로운 세계를 본다는 것은 곧 새로움이며, 그 새로움 속에서 우리는 다시 힘을 얻는다. 김영화의 회화는 관람자에게 단순한 풍경을 넘어, 삶의 본질과 회복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예술적 성찰을 선사한다.

 

2025서울아트쇼 COEX A홀

자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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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작가#좋은그림#주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