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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은 머무르지 않았다… ‘K-아트 어라운드 페스타’, 한국 재료의 오늘을 다시 묻다

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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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나전칠기 명인, K-ART Around Festa(KAF)’에 참가 삼청동 갤러리1에서 4월 30일까지 개최

서울 삼청동의 한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익숙한 재료가 낯선 감각으로 되살아나는 순간이다. 한지와 자개, 도자와 섬유, 옻칠과 빛이 더 이상 과거의 언어로만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미감과 내일의 가능성을 향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한국작가후원연대가 기획한 ‘K-ART Around Festa(KAF)’는 바로 그 움직임을 하나의 장면으로 펼쳐 보이는 자리다. 이 전시는 한국 미술의 발전과 국제화를 모색하는 문화예술 프로젝트로 소개됐으며, 단순한 전시를 넘어 대담과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복합형 행사로 기획됐다.

나전칠기 명인 김영준 作

이번 기획전의 핵심은 ‘전통 재료의 현대적 재해석’이다. 주최 측은 도자, 자개, 한지, 섬유 등 한국적 재료가 지닌 물성과 미학을 현대적인 개념과 조형 언어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는 단지 전통을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한국적인 것이 동시대적일 수 있는가, 그리고 세계 미술 시장 안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가를 묻는 시도이기도 하다. 한국미디어뉴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한국작가후원연대 이상민 이사장이 기획했으며 K-아트의 세계화를 겨냥한 프로젝트로 소개됐다.

나전칠기 명인 김영준 作

이 전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 전통 재료가 더 이상 박제된 유산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창작의 언어로 제시된다는 점이다. KAF는 한국 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조망하는 자리로, 작가와 컬렉터, 대중이 함께 소통하는 장을 지향한다. 전통의 문법을 따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법을 깨고 다시 세우는 과정 자체를 작품화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재현’보다 ‘변환’에 가깝다. 그것은 과거의 형식을 복제하는 일이 아니라, 전통 속에 잠들어 있던 감각을 오늘의 언어로 깨우는 작업이다.

나전칠기 명인 김영준 작가

참여 작가 가운데 김영준 작가의 작업은 이번 전시의 성격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김영준 작가가 한국적 미감과 현대적 감수성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으며, 특히 전통 공예인 나전칠기를 현대적 조형 감각으로 확장해 주목받아 왔다고 소개했다. 나전칠기가 더 이상 가구나 장식의 일부가 아니라 순수 예술의 언어로 전환될 수 있음을 증명해온 그의 작업은, 이번 기획전이 말하는 ‘전통 재료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화두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나전칠기 명인 김영준 作

김영준 작가의 이력 또한 한국 공예의 세계 확장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빌 게이츠의 X-BOX 디자인 및 주문 제작,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케이스 제작, 프란치스코 교황의 옻칠 의자 제작 등을 통해 한국 전통 공예의 미감을 국제적으로 알려왔다. 또 그의 작품은 힐러리 클린턴, 워런 버핏 등 세계적 인사들과 30여 개국 정상들이 소장한 것으로 소개됐다. 이러한 이력은 이번 전시가 단지 국내 전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K-아트의 세계화라는 보다 큰 서사 안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나전칠기 명인 김영준 작가

결국 이번 전시는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한국적인 것은 과연 어디까지 동시대적일 수 있는가. KAF는 그 질문에 대해 작품으로 답한다. 한지는 평면을 넘어 공간이 되고, 자개는 장식성을 넘어 빛의 철학이 되며, 전통 재료는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실험의 매체가 된다. 그래서 이 전시는 ‘옛것의 전시’가 아니라, 한국 미술이 지금 어디까지 와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에 가깝다.

 

전통은 반복될 때보다 재해석될 때 더 오래 살아남는다. 삼청동 갤러리1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사실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증명한다. K-아트의 세계화를 말하는 시대, 한국적인 재료와 정서는 더 이상 내부의 자산만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와 대화할 수 있는 감각의 언어이자, 한국 미술이 스스로의 뿌리 위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K-ART Around Festa’는 그 출발점을 하나의 전시로, 하나의 이야기로, 하나의 가능성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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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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