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 인물탐구] "동요는 제게 산소와 같은 존재입니다" _ 윤석구 시인
윤석구 (사)한국동요사랑협회 고문

[이천=코리아아트뉴스 이종희 기자] 윤석구 시인 (사단법인 한국동요사랑협회 고문)은 한국 창작동요의 발전과 보존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붓고 있는 인물로, '동요 할아버지'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그는 충청남도 예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자연 속에서 자란 경험이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공무원과 에이스침대 CEO로서 40년간 치열하게 일하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기여해왔다.
그는 CEO로서의 바쁜 삶 속에서 가족과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한 아쉬움을 느끼며 시를 쓰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자신을 위로하며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았다. 그러던 중 어린이집 공연에서 동요가 아닌 최신 유행가가 사용되는 것을 보고 동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동요를 다시 찾고 보급하는 데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윤석구 시인은 이천을 중심으로 동요를 알리는 활동을 펼쳤으며, K-동요를 세계 여러 나라에 소개하며 동요의 힘을 재확인했다. 그는 '꿈의 동요박물관'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코리아아트뉴스는 윤석구 시인을 만나 그의 인생 전반을 살펴보고 동요 사랑에 대한 그의 철학과 의지를 확인해보았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보낸 시간이 시인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충청남도 예산에서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그 시절의 온화한 사계절과 들판, 개울가에서 뛰놀던 기억이 지금도 저를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자연 속에서 자랐던 시절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였습니다.
공무원과 CEO로서의 삶이 치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시절을 어떻게 버텨오셨나요?
대학 졸업 후 공무원으로 일하다 에이스침대의 CEO로 40년을 보냈습니다. 당시에는 일주일 내내 일하는 것이 당연했죠. 그러나 가족과 충분히 함께하지 못한 세월이 가장 미안합니다. 그런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 시 쓰기였고, 그것이 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동요와의 특별한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한 어린이집 공연에서 최신 유행가가 공연 음악으로 쓰이는 걸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동요가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이후 동요 행사를 찾고 동요를 사랑하는 모임에 참여하면서 K-동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천에 동요역사박물관 설립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동요역사박물관 설립은 저와 동요인들의 노력의 결실입니다. 2010년 협약식부터 자료 기증을 위한 수많은 여정을 거쳐 2014년에 박물관이 문을 열게 되었죠. 동요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전 세대가 공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꿈의 동요박물관" 설립을 추진하고 계십니다. 어떤 곳인가요?
꿈의 동요박물관은 한국 창작동요의 역사를 보존하고, 동요를 사랑하는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경기도 이천시에 개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전 세대가 동요를 통해 위로받고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동요의 역사를 보존하고,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적 장소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또한, 동요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K-동요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문화로 발전하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한국 동요는 1924년 첫 창작 동요가 울려 퍼진 이후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고, 최근에 동요 작가들과 관련 단체에서 보이지 않은 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TV 등 주요 언론사에서 동요를 비중있게 다루지 않아 대중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동요의 가치를 되살리고 보존하려는 취지로 박물관 설립을 추진해 왔으며, 동요의 씨앗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설립을 위해 기증 캠페인을 전개하고 계시죠
(사)한국동요사랑협회는 동요박물관 설립을 위한 자료 기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요 관련 사진, 책자, 음반, 서적, 자필 악보, 악기 등을 기증받아 박물관의 소중한 자료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기증자께는 확인서를 발급하며, 명예 기증자로 기록됩니다. 기증을 원하시는 분들은 동요와 관련된 자료를 한국동요사랑협회에 제출하시면 됩니다. 모든 기증 자료는 박물관의 본뜻을 살려 소중히 보관될 예정이며, 기증자의 이름은 박물관 내 명예 기증자 명단에 영구히 기록됩니다.
[고은하 시인이 낭송한 윤석구 시인의 '늙어 가는 길' 동영상 ]
선생님의 시 ‘늙어 가는 길’ 에 대한 반응이 참 좋습니다.
제 시 ‘늙어 가는 길’은 SNS와 다양한 플랫폼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시를 읽고 담담하면서도 진솔한 표현이 가슴에 와닿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노인의 솔직한 심정을 담은 시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형식으로 낭송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별히 공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어떤 철학으로 시를 쓰고 계신가요?
백세시대에 접어들었지만, 노인의 마음을 담은 시는 흔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몇 편 써보기 시작했는데,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생기더군요. ‘세상에 이런 시집 하나쯤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시와 동요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일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시는 제가 느낀 삶의 순간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고, 동요는 그것을 어린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방식입니다. 동요를 통해 아이들과 친구처럼 놀고, 노후를 보내는 삶이 제게는 무엇보다도 큰 행복입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동요 할아버지’로 불릴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
‘동요 할아버지’라는 호칭은 저에게 가장 큰 기쁨입니다. 동요를 통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과도 교감하고, 세대 간의 소통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윤석구 시인과의 인터뷰는 그가 동요와 시에 담긴 깊은 열정, 그리고 모든 세대를 향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동요 할아버지'라는 별칭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그의 삶은 단순한 노후를 넘어 문화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윤석구 시인의 시와 동요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다.
그가 설립을 추진 중인 '꿈의 동요박물관' 역시 한국 창작동요의 역사를 보존하고, 전 세계에 동요의 힘을 알리는 중요한 문화적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의 삶과 활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며, 동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쁨과 힐링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해준다.
윤석구 시인은 오늘도 동요와 시의 씨앗을 심고 있다. 그 씨앗이 열매를 맺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길 기대한다.
그의 시 '해로' 가 최근에 노래로 탄생했다.
해로(偕老)
석당 윤석구
사랑하는 마음을 너무 오래 안고 살아서일까
그래서 잠시 잃어버린 걸까
잠시 잊어버린 걸까
쓸쓸한 저녁 서로 마주 앉아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볼 뿐
너무 오래 불렀던 이름, 여보야 자기야도
늙어서 힘이 없어서일까
너무 오래 불러서 낡아버려서
잠시 기억이 흐려져서
그저 서로 눈만 껌벅이네
그래도 그래도 두 백발이
이 조용한 방안을 밝혀주네
아마도 아마도 사랑이 너무 뜨거워
그리움으로 녹아 젖어버려
그럴 거야, 그럴 거야
기억이 흐려져도 마음은 선명해
손을 잡고 마주 보며
끝까지 함께하리라
내 맘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이종희 코리아아트뉴스 전문위원/기자

조각가, AI 전문 작곡가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종희 작가는 시인들의 시를 노래를 만드는 AI전문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200여곡을 작곡했다. 코리아아트뉴스 기자로서 이천 지역 문화예술 분야를 취재하고 있으며, AI 음악부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주 : 코리아아트뉴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한국예술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작가들을 찾아 "KAN 인물탐구" 기획기사를 게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