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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의 時부렁調부렁]

【김선호의 時부렁調부렁 38】 통일과 동일 사이

시인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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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과 동일 사이

 김선호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런 노래 들어봤제?

 

  이 목숨 바칠 테니 어서어서 오시라고 이 겨레 살리고 이 나라 찾아달라고 고사리손 합장하고 간절하게 불렀데이 일본 순사 감시에도 오고 가던 한반도를 느닷없이 반 토막 내서 철조망을 둘렀으니 해방의 벅찬 기쁨을 분단과 바꾼 거라 수십 소국 다독거려 고구려 백제 신라 되고 팽팽하던 삼국을 가까스로 합쳤는데 다시 또 갈라놓으니 말짱 도루묵 아니드나 통일기관 통일정당 통일단체 수두룩하고 통일 노랠 부르고 통일화 끈 졸라매고 그렇게 용을 썼지만 통일이 어디 쉽다드나 그런데 벌써 통일된 별천지가 있느니라 무슨 일만 터지면 모함이다 물타기다 절대로 나는 아니다 대답이 한결같드만 같아진 게 동일이고 그리하는 게 통일이레이 통일 진통 겪고 나야 동일 되지 않드나 국토는 두 동강인데 거긴 벌써 한통속이레이

 

  통일이 돼서 그런지 싸움 기술도 똑같잖드나

통일과 동일 사이

통일(統一)나누어진 것들을 합쳐서 하나의 조직·체계 아래로 모이게 함, 여러 요소를 서로 같거나 일치되게 맞춤등의 뜻이 있고, 동일(同一)어떤 것과 비교하여 똑같음, 각각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임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은 풀이한다. 결국 통일은 하나의 과정이고 동일은 그 결과인 셈이다.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동요「우리의 소원」은 안석주가 작사하고 그 아들인 안병원이 작곡했다. 처음에는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었다가 해방과 분단을 맞으면서 소원 대상을 통일로 바꾸었다고 알려졌다. 어쨌든 초등학교 시절 참 많이도 불렀었다.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라고 헌법 전문에도 명시돼 있듯, 통일은 대한민국 국시이자 국민의 여망이다. 통일부는 남북대화사무국 등 수많은 조직이 있고, 자유통일당, 통일사회당, 기독자유통일당 등을 포함하여 대부분 정당이 통일을 지향한다. 통일주체국민회의, 민주평통자문회의, 민족통일협의회 등의 단체도 통일을 표방했다.

 

통일을 교단 이름으로 내건 통일교 게이트로 나라가 들끓는다. 만났다, 받았다, 아니다, 모함이다, 물타기다, 하면서 치고받는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방 패턴이 한결같은 걸로 보면, 진위를 떠나 전술이 통일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니 결과는 지켜볼 일이다.

김선호  시인,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  

김선호 시인

조선일보 신춘문예(1996)에 당선하여 시조를 쓰고 있다시조를 알면서 우리 문화의 매력에 빠져 판소리도 공부하는 중이다직장에서 <우리 문화 사랑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으밀아밀』 『자유를 인수분해하다』등 다섯 권의 시조집을 냈다. 코리아아트뉴스 문학전문기자로 활동하며, 충청북도 지역 문화예술 분야를 맡고 있다.

시인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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