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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 FunnyCut] 담쟁이가 그린 그림

류우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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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쟁이가 그린 그림

사진 설명이 없습니다.
담쟁이  [사진 : 류우강 기자]

벽은 원래 그림을 거부한다. 

페인트도, 낙서도, 포스터도 결국 벗겨진다.

 

하지만 담쟁이는 달랐다. 

그는 붓도 물감도 없이, 조용히 벽을 그리기 시작했다.

 

햇살이 도와주었다. 빛과 그림자를 섞어가며, 담쟁이의 선을 강조해주었다. 그

 

림은 점점 커졌고, 어느새 벽은 캔버스가 되었다.

 

누군가는 말했다. “이건 식물의 낙서야.” 

 

또 누군가는 말했다. “이건 자연의 시야.” 

 

하지만 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담쟁이를 품고, 그림을 계속 그리게 했다.

 

도시의 회색 틈에서 피어난 초록의 선율. 

 

그건 생명이고, 예술이고, 아주 조용한 반란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담쟁이는, 말 없는 벽 위에 가장 아름다운 말을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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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코리아아트뉴스#사진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