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그림 31] 백성원, 자연을 통한 삶의 사유
백성원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풍경의 재현을 넘어 관람객을 그림 속으로 빨려들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우리는 어느새 침잠의 세계로 안내받으며, 작가의 마음과 시선을 공유하게 된다. 이는 백성원이 사물과 풍경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깊이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라설산도 – 다시 붓을 들어 시작한 심상
〈한라설산도〉는 세상을 돌고 돌아온 작가가 다시 붓을 들어 표현한 심상의 세계다. 색과 면을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하며, 한라산 설경의 고요와 여운을 담아냈다. 작품의 중심에는 깊고 짙은 푸른색의 공간이 자리한다. 눈 덮인 들판과 설산 사이에 놓인 이 푸른 영역은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라 작품 전체의 정서를 지탱하는 심장처럼 작동한다.
푸른색은 차가운 겨울의 공기를 시각화하는 동시에 관람자에게 내면의 고요와 숭고를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색채의 대비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숨결을 응축한 상징이다. 관람자는 그 앞에서 정지와 흐름,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순간을 경험한다. 설산의 장대한 능선과 하늘의 서정적 빛은 모두 이 푸른 공간을 중심으로 울림을 만들어내며, 작품은 겨울의 침묵 속에서 살아 있는 리듬을 드러낸다.
"신촌연가" – 점묘 기법으로 구축한 독창적 세계

"신촌연가"는 점묘 기법을 활용해 독창적인 자기 나름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품으로
제주에 머물면서 일상적인 풍경을 그려낸 것이다.
작가 자신의 내면에 새겨진 바닷가의 풍경을 다양한 색의 점과 선으로 표현하며, 해변의 질감과 바다의 숨결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의 점표 기법이 자아낸 색채와 면은 관람자의 시선을 끌어당기며, 마치 파도처럼 출렁인다. 돌담과 아치형 구조물, 그 너머의 마을은 정적인 구성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의 흔적을 담고 있으며, 바다와 마을 사이의 경계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암시한다. 이 작품은 기억과 생동, 공존과 흐름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관람자에게 풍경 속으로 안내한다
작품 속으로 빠져 들게 하는 매력
첫 번째 작품이 색과 면을 통해 심상의 세계를 열었다면, 두 번째 작품은 점묘 기법으로 독창적인 회화적 리듬을 만들어냈다. 서로 다른 표현 방식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은 모두 자연을 통해 인간의 삶과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관람객은 작품 속으로 빨려들어가며, 작가의 시선과 감각을 공유하게 된다. 이는 백성원이 자연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깊이와, 그 깊이를 화면 속에 담아내는 힘을 잘 보여준다.
백성원 작가의 두 작품은 자연을 통해 삶을 이야기한다. 설경은 고요 속에서 기다림과 여운을 전하고, 해안 풍경은 점묘적 색채 속에서 기억과 공존을 이야기한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결을 지니면서도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자연은 곧 인간의 삶이며, 우리의 감정과 기억은 자연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진다.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 2026년 1월 7일 ~ 26일. 백성원 초대전 "신촌별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