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 신간 소개] 『기억을 성형한 여자』 —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자전적 여정 : 키메라 영 작가
2025년 여름,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무는 한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키메라 영 작가의 『기억을 성형한 여자』는 단순한 자전적 에세이를 넘어, 고통과 치유, 예술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기록이다.

작가는 유전적 신장 질환(PKD)과 수차례의 수술, 신장이식이라는 극한의 고통을 겪으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언어의 무덤을 파헤쳐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녀는 “기억의 성형은 자신의 성배를 찾아가는 길”이라 말하며, 자기 통합과 진정한 자아의 회복을 위한 여정을 펼친다.
책 속에서 그녀는 “나는 내 우주의 중심이다”라고 선언한다. 이는 단순한 자기 긍정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을 향한 철학적 탐색이다. 그녀는 기억을 성형함으로써 과거의 고통을 재해석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려 한다. 기억의 성형은 곧 자신의 성배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내면의 신전을 세우는 과정이다.
삶의 스케치북은 아름답지 않았다. 늙은 여자의 주름진 얼굴처럼, 그녀의 삶은 불편한 진실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그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직면함으로써, 작가는 진흙 속에서 존귀함을 발견한다. 그녀는 말이 없지만 속은 있으며, 홀로 있을 때 더 강한 자주적인 존재로 거듭난다.
책의 마지막 장면은 마치 무대 위의 독백처럼 펼쳐진다. “슬픈 내 눈이 말을 하기 시작하더니 까만 눈동자가 걸어 나왔다.” 그 눈동자는 눈물이 되었고, 눈물은 글자가 되어 수북이 쌓였다. 그렇게 쌓인 글자들은 그녀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했고, 억압된 언어들은 해방되어 나비처럼 날아갔다.
『기억을 성형한 여자』는 단순한 회고가 아닌, 고통을 껴안고 춤추는 법을 알려주는 예술적 고백이다. 이 책은 신장병 환우를 비롯한 고난 속의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치유의 편지이며, 존재의 본질을 향한 깊은 사유의 여정이다.
키메라 영(본명 김미영)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 출신으로, 융복합 아티스트이자 문화예술교육자,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그녀의 예술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창조적 충동에서 비롯된다.
